삼성중공업, 수주물꼬 텄지만 구조조정 고삐 죈다...노조도 적극 협력
삼성중공업이 올해들어 대형 해양구조물 수주에 물꼬를 트고 있다. 하지만 대형구조물 수주에도 매출기준 수주잔고가 불안한 상황이고, 업황 불황도 지속되고 있어 강력한 구조조정을 계속 추진할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 BP사로부터 13억달러 규모 해양구조물 수주에 성공했다. 2015년 7월 이후 대형 해양수주에 유일하게 성공한 것이다. 4월까지 25억 달러 규모의 Coral FLNG 프로젝트도 수주할 전망이다. 상기 두 개의 프로젝트로만 연간 매출의 62%를 확보하게 된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 Hoegh LNG FSRU 2억5천억 달러 어치를 수주하기도 했는데 FSRU는 옵션 3척이 포함되어 있어 추가 수주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 해양 플랜트 발주가 이미 일부 재개되었고, 내년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자타가 공인하는 해양 플랜트 전세계 No.1 조선소로서 향후에도 안정적인 수주 증가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하지만 삼성중공업은 올해 구조조정의 고삐를 더욱 강하게 틀어쥔다는 방침이다. 업황이 다소 회복되면서 수주가 살아나고 있기는 하지만 삼성중공업의 매출기준 수주잔고 비율이 1배 내외까지 줄어드는 등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의 매출기준 수주잔고는 11조4천470억 원으로 매출기준 수주잔고 비율이 1배를 간신히 넘기는 수준이다. 이는 1년치 일감 밖에 가지고 있지 못하다는 의미다.
매출기준 수주잔고는 대우조선해양이 21조6천380억 원, 현대중공업은 15조7천110억 원으로 조선3사 중 삼성중공업이 가장 적다. 해양플랜트 부문에 대해 의존도가 높은 삼성중공업은 올해 인도 물량 비중이 높아 신규수주가 큰 폭으로 회복되지 못하면 내년 이후 매출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은 위기 돌파를 위해 올해에도 자구안과 시장상황에 맞춰 올해도 경영효율화 작업과 희망퇴직 등 추가적인 비용절감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6월 채권은행과 함께 비핵심자산 매각과 오는 2018년까지 30~40%의 인력을 감축한다는 내용을 담은 1조4천551억 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마련한 바 있다. 당시 인력규모가 1만4천명. 당시 기준으로 5천명을 2018년까지 줄여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삼성중공업은 희망퇴직으로 약 1천500명 직원들을 내보냈으며, 자의로 나간 인원까지 합치면 퇴직인원이 약 2천명 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2018년까지 3천명을 내보내야 하는 상황이어서 올해에도 희망퇴직을 지속할 계획이다. 또 110여명의 임원을 80여명으로 감축하는 한편, 15~30%의 임금반납을 지속할 계획이다. 올해부터는 추가적인 비용절감을 위해 순환 무급휴직도 실시하고 있다.
이러한 비용절감 노력에 노조도 적극 협력하는 모습이다. 지난 3일 삼성중공업 노사는 임금 협상을 잠정 보류하기로 결의했다. 현재 진행 중인 임금협상을 당분간 보류하고 불황 극복을 위해 한마음으로 노력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노사가 임금협상을 미루고, 생산에 전념하기로 한 것은 조선업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노사는 위기 상황을 인식하고 현재 건조 중인 대형 프로젝트를 적기에 완료하고 일감 확보를 위해 모든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올해 구체적인 희망퇴직 규모를 확정짓지는 않았지만 자구계획안에 따라 희망퇴직을 포함한 경영효율화 작업과 구조조정을 계속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노사가 위기상황을 인지하고 임금협상까지 미룰 정도로 회사 정상화에 사활을 걸고 있으며, 수주도 조금씩 물꼬를 트고 있어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