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애물단지'였던 르노삼성 덕분에 방긋...3년간 배당금 900억

2017-04-07     이보라 기자

삼성카드(대표 원기찬)가 르노삼성자동차(대표 박동훈) 덕분에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삼성카드는 과거 삼성그룹이 자동차사업에 뛰어들었다가 쓴맛을 보고 철수하는 과정에서 르노삼성 지분을 20% 가까이 보유하게 됐지만 그로 인한 이익을 별로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르노삼성이 실적개선에 힘입어 최근 몇 년간 적극적인 배당에 나서면서 삼성카드는 수익에 적잖은 도움을 받고 있다.   

당장 올해만 해도 르노삼섬은 지난해 벌어들인 당기순이익 3천104억 원을 전액 배당금으로 책정했다. 르노삼성 지분 19.9%를 보유한 삼성카드의 배당금은 617억7천만 원에 달한다.

2011년 14억4천만 원을 배당 받은 뒤 2년간 배당이 없다가 2014년에 4억2천만 원으로 겨우 체면치레를 했던 것에 비하면 엄청난 증가다.

삼성카드는 지난 2014년 순이익이 6천56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카드업황 부진으로 인해 2년 연속 3천억 원대에 머물고 있지만 같은 기간 르노삼성으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4억2천만 원에서 278억6천만 원으로 껑충 뛰었다.

경기침체와 수수료 인하 등의 악재를 극복하는데 르노삼성이 효자노릇을 한 셈이다.

삼성그룹은 지난 1994년 삼성자동차를 설립하며 자동차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IMF사태를 겪으면서 결국 2000년 9월 프랑스 르노자동차에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르노 측에 삼성브랜드 사용을 허용하며 삼성그룹이 일정 지분을 보유하기로 했고 이후 삼성카드에 지분을 몰아줘 현재 지분구도가 형성됐다.

르노삼성은 그로부터 8년 만에 첫 배당을 실시했는데 이때 삼성카드는 배당금으로 83억 원을 받았다.

그 뒤에 2차례 더 배당을 실시했지만, 2011년, 2012년에 2천억 원대의 적자를 연달아 기록하면서 2012년과 2013년에는 배당을 하지 못했다.

2013년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르노삼성은 2014년에 다시 배당을 실시했지만 배당금은 고작 4억2천만 원이었다.

르노삼성은 이후 배당성향을 12.3%에서 16.7%, 55.7%로 늘리더니 올해는 전액을 배당하기로 했다.

지난해의 경우 삼성카드의 당기순이익은 3천494억 원으로 전년에 비해 157억 원 증가했는데 이는 르노삼성 배당금이 전년보다 213억 원이나 늘어난 덕분이다.

이번에 배당된 617억 원 중 218억 원은 중간배당 때 받은 것으로 지난해 4분기 실적에 포함됐다. 나머지 399억 원은 올해 1분기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되며 이로 인해 올해 순이익 증가에 큰 힘을 보탤 전망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보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