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구된 보험금 '지급 거절' 가장 많은 생보사는?
보험 청구와 부지급건 모두 줄어 전체 부지급률은 하락
지난해 국내 생명보험사 중에서 보험금 부지급률이 가장 높은 곳은 NH농협생명(대표 서기봉)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생명(부회장 하만덕)이 가장 낮았다.
'보험금 부지급률'은 보험 계약자가 질병 등으로 보험사에 보험금을 청구했을 때 지급하지 않은 건수다. 대체적으로 보험사들은 계약 전 알릴의무 위반, 면책 등을 이유로 보험금 지급을 거부한다.
10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생보사들의 평균 보험금 부지급률은 전년 대비 0.21% 포인트 떨어진 0.87%를 기록했다. 보험금 청구건은 같은 기간에 비해 15.5% 감소한 183만 여 건이었고 부지급건도 31.8% 줄어든 1만5천903건이었다.
이는 각 생보사들이 부지급 민원에 대해 신속하게 처리한 측면도 있지만 부지급률 산정 시 '모수'가 되는 통원치료 청구건이 대체로 크게 줄면서 부지급건도 자연 감소했다는 것이 생보업계의 설명이다. 통원 청구건은 각 보험사 별로 매년 등락이 심하다.
연간 기준 보험금 청구건 1만 건 이상 생보사 중 부지급률이 가장 높았던 NH농협생명은 지난해 부지급률이 전년 대비 0.85% 포인트 상승한 2.31%에 달했다. 조사대상 생보사 중에서 부지급률과 전년 대비 부지급률 상승폭 모두 가장 높았다.
전체 청구건 9만3천여 건 중에서 부지급건수가 2천152건이었는데 연간 청구건수 10만 건 이내 보험사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30만 건이 넘어가는 생보사들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보다 청구건수는 34.3% 줄었지만 부지급건은 4.2% 늘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일반 생보사는 실손보험 청구건이 전체 보험금 청구의 60~70%를 차지하는데 농협은 실손청구가 적어 부지급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며 "각 상품군으로 부지급률을 분리해서 본다면 타 생보사보다 부지급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부분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농업인 안전보험 등 특수 보험은 단체 가입이 많아 고객들이 보장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부지급 청구가 많다"며 "상품 특성상 조합 단위로 단체 가입이 많아 가입 후 보장되지 않는 범위에 대한 지급을 요구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한 생보사 관계자는 "생보사 전체 판매비중에서 실손 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정도로 상대적으로 손해보험사에서 많이 판매하는 상품"이라며 "타사와 다른 농협의 상품 포트폴리오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라이나생명(대표 홍봉성) 역시 부지급건이 늘었는데 지난해 보험금 청구건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늘어 자연 증가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AIA생명은 지난해 전체 보험금 청구건 6만6천여 건 중에서 부지급건수가 1천800건으로 부지급률이 2.71%에 달했지만 올해 부지급건이 59.8%나 감소하면서 부지급률은 1.66%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여전히 경쟁사에 비해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두 회사를 제외하면 동부생명(대표 이태운), DGB생명(대표 오익환), 신한생명(대표 이병찬), KDB생명(대표 안양수), ING생명(대표 정문국)까지 이상 5개 사가 생보사 평균 부지급률을 상회했다.
반면 미래에셋생명, 메트라이프생명(대표 데이언 그린) 등 이상 2개 사는 지난해 평균 보험금 부지급률이 0.5%를 밑돌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