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해외법인 4곳 중 3곳 적자...공격적 투자로 활로 뚫나?

2017-04-11     김건우 기자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 해외법인 4곳 중 3곳이 적자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홍콩법인은 전년 대비 적자폭이 3배로 늘어나는 등 극심한 부진을 겪었다.

KB증권은 KB금융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한편, 해외법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실적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KB증권 4개 해외법인의 순적자액은 30억7천만 원으로 전년 대비 적자폭이 소폭 줄었지만 적자 수렁에 빠져있다.

뉴욕법인이 지난해 적자 탈출에 성공하면서 유일하게 흑자를 낸 것이 그나마 위안거리다.

KB증권은 글로벌 시장에 총 5곳의 거점을 두고 있는데 홍콩과 미국 뉴욕법인 그리고 싱가포르에는 헤지펀드 운용사와 트레이딩 전문법인이 있다. 중국 상하이에는 사무소 형태로 진출해있다. 


홍콩법인은 1997년 설립 이후 그동안 소규모 자본으로 주식 세일즈와 일부 채권 중개 업무만 담당해왔다. 2013년에는 1억 달러 상당의 유상증자를 계획했으나 실패하는 등 금융허브에 위치해있지만 큰 존재감을 나타내지 못했다.

반면 홍콩에 진출한 다른 국내 증권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은 해외채권중개와 IB부문에서 항공기금융, 기업 신용공여 등으로 수익이 크게 증가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166배 증가한 71억5천만 원을 달성했다. 미래에셋대우(부회장 최현만)도 구 미래에셋대우 홍콩법인 순이익이 전년 대비 2.2배 증가한 33억9천만 원을 달성했다.

KB증권 측은 지난해 홍콩법인의 인바운드 브로커리지 시장의 침체가 지속되면서 적자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 법인 두 곳도 지난해 모두 적자를 면치 못했다. 헤지펀드 운용사인 KB애셋매니지먼트 싱가포르(KB Assent Management Singapore Pte, Ltd.)는 지난해 1억8천만 원 적자를 기록하며 적자전환됐다. 투자법인인 HYUNDAI ABLE INVESTMENTS PTE. LTD.는 적자폭을 같은 기간 7억8천여 만 원 줄었지만 여전히 순적자상태가 유지되고 있다.

KB애셋매니지먼트 싱가포르는 2013년 AQG캐피털매니지먼트(AQG CAPITAL MANAGEMENT PTE. LTD.)라는 법인명으로 구 현대증권이 싱가포르 법인을 출범시켜 아시아 헤지펀드 시장을 선점한다는 비전을 가지고 출범했다.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을 통해 글로벌 투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모아 3년 안에 운용자산 10억 달러 이상, 수수료 수입 연 4천만 달러 이상을 달성하는 청사진을 그렸지만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 KB증권 글로벌 네트워크 현황 ⓒKB금융지주 홈페이지

다만 대부분의 해외법인이 적자를 면치 못한 가운데 미국 뉴욕법인은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 대비 흑자전환하면서 유일하게 흑자를 달성했다. 뉴욕법인의 지난해 순이익은 3억6천200만 원 이었다.

KB증권 관계자는 "뉴욕법인 자기자본으로 투자한 펀드 수익이 늘었고 판관비를 줄이면서 소폭 흑자전환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KB증권은 올해 기존 해외법인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KB금융지주의 일원으로서 지주내 계열사와의 협업도 계획중이다.

적자폭이 커진 홍콩법인은 현지 영업강화 차원에서 증자를 계획하고 있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등 함께 진출한 증권사들이 해외채권매매를 비롯해 적극적인 영업으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특히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이 올해 1월부터 홍콩법인을 '홍콩지점'으로 전환하면서 은행 업무와 유가증권 업무를 동시에 취급하는 유니버설뱅크 역할을 시작한 점도 향후 긍정적인 요소로 보고 있다. KB국민은행 홍콩지점은 아시아 비즈니스 확대를 위한 CIB허브로써 역할을 수행하고 KB증권과의 시너지 확대도 노리고 있다. 

현재 주식중개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베트남 시장에서 현지 증권사를 인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지난 1월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전병조 사장은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비롯해 동남아시아 진출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베트남 시장은 한국투자증권을 비롯해 NH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이미 현지 법인을 세운 곳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