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 10대 증권사 중 유일하게 '1인당 순이익' 증가...대신증권 '꼴찌'
2017-04-12 김건우 기자
국내 10대 증권사 가운데 NH투자증권(대표 김원규)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직원 1인당 순이익이 일제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브로커리지를 중심으로 하는 덕분에 직원수가 가장 적은 키움증권(대표 권용원)의 직원 1인당 순이익이 가장 많았고, 대신증권(대표 나재철)은 순이익이 급감하면서 꼴찌를 차지했다.
1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0대 증권사 중에서 직원 1인 당 순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키움증권이었다. 키움증권은 지난해 1인 당 순이익이 2억5천500만 원으로 유일하게 2억 원대를 기록했다. 전년 대비 1.1% 줄었지만 다른 증권사에 비해서는 감소폭이 작아서 오히려 격차를 더 벌렸다.
이는 오프라인 중심의 기존 증권사들과 달리 비대면 위주 온라인 브로커리지 중심으로 영업전략을 지속한데 따른 결과다.
지점 인력이 필요없어 직원 수도 경쟁사의 3분의 1에 불과하지만 브로커리지 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기준 16.8%를 기록하며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시황 악화로 증권사들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크게 줄었지만 높은 점유율을 바탕으로 손실을 최소화했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증권사들이 채권금리 상승에 따른 평가액 손실이 발생했지만 키움증권은 상대적으로 채권 보유량이 많지 않아 손실을 최소화한 점도 순이익 방어에 도움이 됐다. 작년 말 기준 키움증권의 채권보유잔액은 1조 원 가량으로 최대 10조 원 이상인 타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전년 대비 유일하게 직원 1인 당 순이익이 증가한 NH투자증권은 순이익 증가분과 지난해 실시한 희망퇴직 효과가 반영되면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NH투자증권의 지난해 직원 1인 당 순이익은 7천43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0.3% 상승했는데 금융지주계열 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높았다.
순이익 규모도 전년보다 소폭 늘었지만 지난해 10월 말 희망퇴직을 신청한 과장급 이상 직원 154명이 회사를 떠나면서 작년 말 기준 전체 직원수가 전년 대비 196명 줄어든 것이 1인당 순이익을 늘렸다.
반면 대신증권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68.3% 감소한 306억 원에 그치면서 직원 1인 당 순이익도 큰 폭으로 줄었다. 대신증권의 지난해 직원 1인 당 순이익은 1천940만 원에 불과해 가장 많은 키움증권에 비하면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주식중개수수료 수익이 크게 줄었고 파생결합증권(ELS) 헤지 운용 손실을 비롯해 트레이딩 손익이 부진하면서 당기순이익 감소로 이어지면서 이와 연동되는 직원 1인 당 순이익도 크게 줄었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대신증권은 자회사들에 대한 적극적 투자를 비롯해 사실상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연결 재무제표 기준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며 "연결 기준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약 740억 원, 1인당 생산성은 4천695만 원으로 올라간다"고 덧붙였다. 다만 대신증권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1인 당 생산성에서도 조사대상 증권사 중 가장 낮았다.
금융지주계열 증권사인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와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도 지난해 직원 1인 당 순이익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삼성증권(대표 윤용암)도 같은 기간 34.1% 감소했다.
한편 지난해 대다수 증권사들의 실적이 하락하면서 직원 1인 당 평균 임금도 전년 대비 소폭 떨어졌다. 실적 부진으로 인한 성과급 규모가 줄었고 일부 고연봉 직원들의 퇴사 등의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NH투자증권이 지난해 1억1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천900만 원 감소하면서 감소폭이 가장 컸고 삼성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대표 최희문)도 1천만 원 이상 감소했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 하나금융투자, 대신증권은 소폭 증가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