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이사비' 헉~ 200만 원...에어컨 저리가라~
고급 · 대형화로 가격 '쑥'...철거, 설치등 항목별 부과
2017-04-13 조윤주 기자
# 서울시 성동구에 사는 이 모(여)씨는 이사를 계획하며 제조사에 벽걸이 TV 철거와 이송서비스를 문의하다 포기했다. 제조사에서 TV를 철거해 이사하는 집까지만 가져다주면 설치는 사설업체에 맡길 요량이었던 이 씨. 그러나 제조사는 철거나 재설치 자체는 개별로 가능하나 이송까지 하려면 철거부터 재설치까지 전과정을 의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사업체에서는 TV가 얇고 크다 보니 파손 위험이 있어 제조사에 철거와 이송을 맡기길 권했다고. 이 씨는 “설치를 제외한 철거와 이송만 받고 싶은데 왜 이용하고 싶지도 않은 서비스를 끼워 넣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고 개선을 촉구했다.
TV가 고급화, 대형화되면서 이전설치비가 과도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해마다 여름이면 설치비 논란을 빚는 에어컨은 앵글이나 배관, 냉매가스 주입 등 부수작업이 있다. 그에 비해 비교적 간단해 보이는 TV 이전설치비가 수십만 원까지 책정되면서 소비자들이 의아해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이전설치비를 살펴보니 스탠드형 보다는 타공 작업 등이 필요한 벽걸이가 평균적으로 30%가량 비쌌다.
두 업체 모두 3년 전 조사 당시 비용과 크게 달라지진 않았지만 TV 크기가 세분화되고 대형 TV가 등장하며 가격대가 올라갔다.
원하는 대로 철거와 재설치를 각각 받을 수 있지만 철거와 이송, 이송과 재설치 서비스를 따로 받을 순 없는 구조다.
삼성전자는 철거와 재설치를 각각 하기보다 이전설치로 통합서비스를 받는 게 이송 포함으로 비용도 다소 저렴했다. 30km 미만까지는 이송비가 무료지만 이상이 되면 구간마다 비용이 추가로 부과된다.
3년 전에는 철거 비용이 3만 원으로 동일했으나 현재는 TV 크기에 따라 별도로 책정하고 있다. LCD, LED, PDP로 구분됐던 것이 하나로 합쳐지는 대신 이전설치비는 인치별로 세분화됐다.
이전설치비 최고가는 100인치 이상의 벽걸이 TV로 119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60인치 이하의 제품에 비해 무려 10배 이상 비용이 훌쩍 뛴다.
LG전자는 3년 전과 비용이 동일하나 한데 묶었던 60인치와 70인치를 나눠 각기 요금을 적용하고 있다. 90인치와 100인치, 시그니처 TV가 새롭게 추가됐다. 100인치 이상 TV의 경우 철거와 설치를 함께 할 경우 216만 원의 비용이 든다.
제조사들은 교육을 받은 전문 인력이 투입되다 보니 인건비 항목과 제품 설치에 대한 보증 등이 더해져 가격이 책정된다고 밝혔다. 소비자들의 생각과 달리 철거와 설치 부분에서도 기술적인 부분이 많이 요구된다는 입장이다.
제조사 관계자는 “사설업체보다 비용이 비쌀 수는 있지만 좋은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으로 봐 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