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은행, 대우조선 채무조정안 합의로 한숨 돌려

2017-04-19     김정래 기자
KDB산업은행(회장 이동걸)과 국민연금의 극적인 채무재조정안 타결로 인해 NH농협은행(행장 이경섭)도 한시름을 놓게 됐다.

NH농협은행은 대우조선해양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8천699억 원에 달해 P플랜에 돌입할 경우 출자전환으로 인한 추가손실 규모만 4천억 원(통상적으로 익스포저의 50%로 계산)을 훌쩍 넘어설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대우조선해양이 발행한 7월 만기 3천억 원 규모의 회사채에 대한 사채권자 첫 집회에서 정부의 채무재조정안이 참석 채권액의 3분의 2 이상 동의를 얻어 가결됐다.

이번 채무재조정안은 회사채 50%를 주식으로 바꿔 받고(출자전환),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해주는 내용이 골자다.  

만약 이번 채무재조정안이 실패로 귀결돼 P플랜 돌입했다면, 은행과 사채권자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이 보유한 무담보채권의 90%가 일괄적으로 출자 전환된다. NH농협은행으로서는 채무조정안 타결 덕분에 추가로 4천억 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아야하는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올해 4월 이후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하는 신규 선박부터 시중은행까지 25억 달러(약 2조8천억 원) 규모로 보증을 서주기로 결정하면서, NH농협은행의 고민은 또다시 깊어질 전망이다. 

RG는 선주가 선박 건조 계약 때 조선사에 준 선수금을 금융사가 지급보증하는 미확정 채권. 선박 인도 시에 자동 소멸한다.

NH농협은행의 선수금환급보증(RG) 분담 금액은 2억6천450만 달러로 시중은행 중 가장 많다.

이어 KB국민은행(행장 윤종규)이 1억1천450만 달러, KDB하나은행(행장 함영주)이 4천700만 달러, 우리은행(행장 이광구)이 4천200만 달러, 신한은행(행장 위성호)이 3천200만 달러 순이다.

'2차 보증(복보증)' 구조로 인해 RG비율대로 선수금을 KDB산업은행에 물어줄 경우, 시중은행 중 NH농협은행이 가장 크게 타격을 받는 셈이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국민연금의 의견차로 P플랜에 돌입했다면 농협 입장에서는 추가로 충당금을 쌓아야하는 상황이 발생해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다”라며 “이 같은 상황을 피할 수 있어서 다행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RG에 대한 2차 보증 문제도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지만, 최대한 당국에서 추진하는 방향에 발맞춰 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정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