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괴담] 스마트폰 '붉은 액정' '오줌액정' 전부 불량탓?
다양한 소비활동 과정에서 생겨난 오해와 편견은 ‘소비자괴담’으로 확산되기도 한다. 해묵은 오해는 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바뀌고 소비자와 기업 간 갈등의 골은 깊어진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은 소비자들이 오랜 시간 가진 오해와 편견, 고정관념을 선정해 심도 있게 짚어봄으로써 실제 진실이 무엇인지 가려내는 '기업 죽이는 소비자 괴담..오해와 편견을 깨자'는 주제의 연중 기획 캠페인을 시작한다.
소비자들이 가진 편견을 바탕으로 소비자의 생각과 기업의 입장, 전문가의 의견을 종합해 오해를 풀고 신뢰 회복할 수 있는 계기 마련의 시작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강원도 원주시에 사는 박 모(여)씨는 갤럭시S8이 나오자마자 구매했고 기능과 디자인 모두 만족스러운 제품이었다. 하지만 기대감은 곧 실망감으로 바뀌었다. 유독 스마트폰 액정화면 색깔이 붉은 빛을 띄었기 때문이다.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자신 말고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현상을 겪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박 씨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문제가 해결되긴 했지만 언제 다시 액정색이 바뀌진 않을지 불안하다"고 찜찜해 했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김 모(남)씨는 얼마 전 아내와 함께 G5 두대를 구매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대 모두에서 액정에 잔상이 남는 증상이 나타났다. 김 씨는 서비스센터에 방문했지만 액정 잔상은 고장이나 불량이 아니므로 수리 대상이 아니라는 답변만 받고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스마트폰 액정색깔이 다른 거나 잔상이 발생하는 원인은 품질 불량일까?
갤럭시S8 '붉은 액정'이나 노란화면으로 논란이 제기된 아이폰7의 '오줌 액정' 등 스마트폰의 액정 색깔이 달라지는 경우 많은 소비자들은 불량이라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마트폰 액정색이 다른 것은 불량이 아닌 제조 특성상 발생하는 현상 중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패널 제조 시 현재 폰의 크기인 5~6인치(inch) 단위로 제조가 되는 것이 아니라 3m×3m 정도의 큰 패널 원장으로 TFT(thin film transistor. 액정 화소 하나 하나에 반도체 스위치를 붙여 표시를 제어하는 방식)를 형성해 액정을 주입한 후 각 인치별로 잘라서 모듈형태를 만들게 된다.
이때 패널원장의 중앙 부분은 액정 주입이 고르게 되어서 액정색깔이 달라지는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큰 패널원장 사이드 쪽에서 제작된 스마트폰의 경우 액정을 주입하는 양이 달라질 수 있어 잔상이나 색깔변함 등의 현상이 나타나게 되는 것.
LG전자 역시 출시중인 스마트폰의 잔상에 대해 소비자들의 지적을 받고 있다. G4, V10, G5 V20 등의 제품들 모두 어느 정도 잔상이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지적이다. 잔상도 색깔이 달라지는 대표적인 현상 중 하나다.
'잔상'은 Vcom 전압이 시간에 따라 변하게 되면서 나타나게 된다. 기본적으로는 Vcom 보상회로가 들어가면서 전압 변화를 최소화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전압이 틀어지게 되어 잔상이 발생하게 된다.
특정 모델에서만 유독 잔상 등의 색깔 변함이 심하게 나타날 경우 패널 특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지만 보통은 패널 원장 사이드 쪽 부분으로 제작되면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현상이라는 것이 디스플레이 업계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액정색깔이 달라지는 현상은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로 해결할 수 있다. '붉은 액정' 논란의 갤럭시S8의 경우에는 색감을 표현하는 수퍼 아몰레드 특성상 색 표현에서 자연적인 편차가 발생한 것으로 이 역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해결됐다.
아이폰의 '오줌 액정' 논란과 관련해 애플코리아 측은 파란눈의 서양인을 기준으로 제작된 제품인 탓에 동양권에서는 노랗게 보일 수 있다는 입장과 함께 화면의 색상조정을 권해왔다. 실제 디스플레이설정에서 색상필터의 색조와 강도 조정을 통해 오줌액정의 불편함을 해소한 유저들의 사용기 공유도 다수다.
LG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액정을 주입할 때 중앙과 주변부의 주입량이 달라서 색깔이 다르거나 잔상 등이 발생하게 된다"며 "색 편차는 제조특성이므로 불량으로는 보지 않으며 전압 조정 등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충분히 개선가능하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