린나이 AS 보증 믿고 온수보일러 샀는데 제조사 부도라며 나몰라라

2017-06-15     김국헌 기자

부산시 사상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주)라니라는 회사에서 온수보일러를 샀다. 구매당시 만약 고장이 나면 '린나이에서 AS보증을 해준다'고 설명했고 제품에도 명시돼 있었다. 갑자기 전원이 안켜져 제품 뒤 부착된 린나이 콜센터로 연락하니 "라니 부도로 AS를 해줄수 없다"는 설명이었다. 김 씨는 "제품 수리보증을 믿고 구입했는데 이제와 수리만 전담했을 뿐 부도가 나서 자기 회사와는 무관하다고 하는 것은 소비자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비슷한 사례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지난해 중식당을 오픈한 김 씨는 주방에 린나이 식기세척기 신품을 설치하면서 세척기 자체 온수용량 부족을 이유로 라니 전기온수기를 추가 설치하고 30만 원을 지불했다. 얼마 후 세척기가 말썽이 나 AS기사를 불렀더니 옆에 부착된 온수기의 문제라며 돌아가버렸다. 최초 판매, 설치한 업자에게 설명하고 수리를 요구했지만 "현재 라니가 부도나 AS는 불가해 타 제품으로 교체해야 하고, 이 경우 교체비용은 공동부담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 라니 디지털 온수기
린나이코리아가 '라니 온수보일러의 AS를 보증해준다'고 제품에 스티커까지 붙여 판매후 라니가 부도가 나자 AS를 거부해 소비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라니는 린나이의 계열사로 설립됐으나 지난 2010년 계열 분리됐고, 5년 만인 2015년 결국 부도를 맞았다.

라니는 지난 1978년 라니산업주식회사로 출범했다. 린나이의 1대 계열사로 각종 가스레인지와 가스난로, 원적외선 히터 등을 주문자상표 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린나이에 생산·공급해왔다. 2007년에는 매출 427억 원까지 기록하며 성장했으나 2010년 린나이와의 결별 후 매출이 급감하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흑자전환한 2012년에는 과감하게 생산공장 신축·신사옥 준공 등 공격적인 투자를 실행했으나 오히려 이것이 발목을 잡는 계기가 돼 2015년 최종부도처리됐다.

라니 전기온수기는 원래 린나이에서 AS를 담당해왔다. 라니와 린나이는 지난 2010년 계열분리가 됐지만 서로 업무 제휴관계여서 린나이가 라니로부터  비용을 받고 AS서비스를 대행해줬다.

라니는 자체 서비스센터를 구축하지 않아도 되고 린나이라는 지명도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으니 괜찮은 거래였다. 하지만 라니가 부도로 폐업하게 됐고, 린나이는 수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라니 제품 서비스를 지난해부터 중단했다.

이 때문에 린나이 이름을 믿고 구매한 소비자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애초에 라니의 전기온수기는 공장에서 만들어질 때부터 기판 설계가 잘못돼 2년 정도가 지나면 고장이 날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린나이 관계자는 "라니와는 지난 2010년 결별했고, 지난해부터 제휴관계도 끝나 AS가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짧게 답했다. 

현재 부품 수급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수리가 완전히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제품 전원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기판의 고장때문일 확률이 높은데 전기온수기 전문 설치업체에 문의하면 비용을 내고 수리를 받을 수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