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수입차 업계 “하이브리드, 스쳐가는 기술 아냐”

2017-06-21     박관훈 기자
하이브리드 차량이 전기차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과도기적 기술이라는 의견을 반박하는 주장이 나왔다. 오히려 낮은 가격 경쟁력과 인프라 부족 등 전기차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는 최적화된 기술이라는 설명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회장 정재희)는 21일 서울 중구에 위치한 페럼타워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비전’을 주제로 ‘KAIDA 오토모티브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이형철 한양대 교수, 아베 시즈오 토요타 상무이사, 타카하시 오사무 PEVE 상무이사, 김재산 만도 상무 등 국내외 학계, 업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다양한 기술 및 향후 전망에 대한 발표와 패널 토론,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 한양대 이형철 교수
이날 한양대학교 이형철 교수는 하이브리드 전기 자동차 기술의 소개 발표에서 “현재 HEV는 자동차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에 따라 HEV 관련 기술의 연구 개발은 자동차 기술 분야의 주요 연구 분야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였다”며 “본 발표에서는 친환경차의 역사와 산업 동향, HEV 개요 및 HEV 기술 개발의 전망을 다루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술이 자동차 산업이 전기차로 넘어가기 전 잠시 존재했다 없어지는 기술이 아니냐’는 지적에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하이브리드가 기술적으로는 전기차보다 좀 더 높고, 복잡한 기술”이라면서 “과도기적 기술이라는 것에는 동의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히려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이 없다면 가격 경쟁력이 상당히 낮고 불편한 부분이 많다”면서 “게다가 만약에 모든 자동차가 전기차가 된다면 지금보다 발전량이 두 배가 돼야 하는데, 원자력 발전소를 없애고 화력발전도 줄여야 한다고 말하는 현재 사회 분위기에 맞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이 교수는 일반 대중들이 차량 기술 경쟁을 스포츠처럼 여기는 경향에 대해서도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화석연료가 사용률이 8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면서 “화석연료가 고갈되면 인류의 생존에 위협이 되고, 자동차 동력원 전환 문제에 대해서도 그렇게 쉽게 예측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 토요타 아베 시즈오 상무이사
아베 시즈오 토요타 상무이사 역시 이 교수의 의견에 동의했다. 아베 상무는 “하이브리드 기술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다양한 에너지 변환 시스템을 조합 해서 각각의 에너지먼트를 최적화하기 위한 기술”이라면서 “어느 시스템이 주류가 될 것이냐는 소비자가 결정할 문제로 토요타는 어떤 것이 주류가 되도 전방위적으로 준비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친환경차에 대해 하이브리드, 플러그인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시대의 요구는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다만 현재 상황에서는 하이브리드를 확산시켜 나가는 것이 환경 보호를 위한 최선의 대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베 상무는 현재 15% 정도인 토요타 하이브리드 라인업을 점차 확대해 나간다는 목표다.

또한 이형철 교수는 업계에 관심을 받고 있는 디젤 하이브리드의 대중화를 위해서는 가격 경쟁력의 한계가 우선 해결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즉 기술 보다는 가격이 걸림돌이라는 지적이다.

이 교수는 “디젤 자동차와 가솔린 하이브리드를 만드는 회사는 1~2년 정도 개발을 거치면 디젤 하이브리드 차량을 만드는데 어려움이 없다”면서 “다만 가장 큰 문제는 가격 경쟁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차종 등에 따라 편차가 있지만 가솔린차보다 디젤차가 200만 원 정도 비싸고, 하이브리드는 내연기관차보다 500만 원 정도 비싸다”면서 “즉, 디젤 하이브리드는 700만 원 정도 비싸다는 계산이 나와 디젤 하이브리드의 가격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베 상무 역시 “디젤차와 하이브리드차를 조합했을 때 소비자들이 원하는 성능 대비 가격으로 공급하는 게 쉽지는 않을 것”이라면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