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 금투협회장 "우리 체질에 맞는 금융허브 만들 때가 됐다"
2017-07-10 김건우 기자
황영기 금융투자협회장은 국내 금융시장은 외국 투자자와 기관에게 매우 매력적인 시장으로 우리 체질에 맞는 금융허브를 만들 시간이 됐다고 강조했다.
과거 '동북아 금융허브' 구상이 실제로 구현되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국내 자본시장이 성장한 만큼 과거의 실패를 반면교사 삼아 새로운 금융허브 전략을 수립해야할 시기라는 주장이다.
황 회장은 10일 열린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 같이 밝히고 참여정부때부터 실행된 동북아 금융허브가 10년이 지났지만 현재까지 이뤄진 것이 없고 오히려 일부 외국계 금융회사는 국내 시장에서 철수하는 등 사실상 정체상태에 머물러 있다고 평가했다.
황 회장은 "국내 시장은 베이징과 도쿄와 2시간 거리로 IT, 인프라, 온화한 기후 등 금융업자들이 좋아할 만한 환경을 갖추고 있고 연금 규모가 크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하는 싱가포르형 금융허브나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룩셈부르크형도 있지만 우리 금융시장 체질에 맞는 금융허브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호황을 거듭하고 있는 코스피 시장에 대해서는 상장 기업의 이익이 대폭 개선됐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기대효과가 반영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홍콩 CLSA 증권의 경우 최근 문재인 정부 말기에는 코스피 지수가 4000포인트까지 도달할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황 회장은 "이번 정부가 자본시장 육성과 중산층 자산형성 지원책 등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고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등도 자본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대단히 높아 시장도 기대감이 높다"면서 "자본시장 입장에서는 매우 긍정적 효과가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 연금시장이 급속도로 커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미국의 경우 401K를 통한 연금자산이 크게 늘면서 미국 증시의 대세 상승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퇴직연금등 연금 자산이 급속하게 늘면서 증시 상승에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지금 법제처에서 심의를 받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 제도가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황 회장은 언급했다. 현재 퇴직연금이 1%대 수익률로 사실상 예금형이 됐는데 노사가 공동으로 기금 운용하는 수탁기관을 만들어서 운용하는 방식이 거의 구축돼 퇴직연금과 장기적으로는 국민연금의 대안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한편 황 회장은 국내 자본시장이 창의력을 발휘하며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미지의 세계를 찾아가는 모험가 같은 역할을 하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사가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선결과제로는 규제완화를 꼽았는데 모험가에게는 내비게이션이 없으며 자본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필수적이라는 것.
황 회장은 "금융시스템의 안정을 위한 금융투자사업자의 건전성을 평가할 때 개별항목을 일일히 들여다보기보다는 총체적인 차원에서 바라볼 줄 알아야한다"며 "일반투자자에게는 투자자보호가 엄격하게 들어가야하지만 전문투자자에게는 완전히 자유로운 시장 체제로 나아가는 방향으로의 규제의 틀이 바뀌어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황 회장은 "국민이 증권사 자산운용사를 신뢰해야 한단계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면서 "금융투자사업자들이 단기 이익이나 영업실적보다는 국민을 우선시 하는 문화를 5년 만 갖춘다면 새로운 차원의 자본시장이 탄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