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로나·붕어싸만코를 입어?...빙그레, 아이스크림 브랜드로 패션 접목 '눈길'

2017-07-31     문지혜 기자
최근 식품업계에서는 패션‧생활용품 등 업종을 넘나드는 콜라보레이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과자‧음료‧아이스크림 제품은 비교적 장수 제품들이 많다 보니 감각적이고 트렌디한 이미지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빙그레(대표 박영준)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콜라보레이션으로 눈길을 끌고 있다.

빙그레는 지난해 바나나맛우유를 시작으로 올해 메로나, 캔디바, 비비빅 등 아이스크림 제품을 냉동고 밖으로 꺼내 다양한 콜라보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메로나’를 활용한 패션, 생활용품의 판매 속도는 예상치를 크게 뛰어넘는 수준이다.

▲ 강남 스파오 매장 내 스파오X빙그레 컬렉션 코너.
1992년 출시된 메로나는 올해 25년 된 장수 제품이다. 25년 동안 맛과 제형이 한번도 변하지 않을 정도로 전통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해 당류 저감화 대책에 발맞춰 설탕을 줄이는 대신 맛이 비슷한 대체감미료 ‘말티톱시럽’으로 바꾼 것이 전부다.

장수 제품이다 보니 ‘올 때 메로나’와 같은 유행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소비자에게 친숙해졌지만 오래된 이미지가 생기는 것이 빙그레의 고민이었다. 신제품 출시는 계속 이뤄지고 있지만 10년 내 히트 친 빅브랜드가 없다는 것도 어려움으로 작용했다.

빙그레는 오래된 제품 이미지에 신선한 활력을 더하기 위한 방책으로 ‘콜라보레이션’을 선택했다. 때문에 스파오, 휠라코리아 등 10~20대에게 인기가 있는 패션 브랜드와 손을 잡았다.

빙그레 메로나 마케팅담당 남광현 과장은 “많은 빙과업체들이 제형이나 맛에 변화를 주는 경우가 많지만 메로나는 작은 변화에도 정체성이 달라질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시도하지 않고 있다”며 “이에 메로나는 스틱바 형태로 유지하고 냉동고 밖으로 꺼내보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말했다.

빙그레는 지난달 이랜드 스파오와 ‘스파오X빙그레 컬렉션’을 선보였다. 빙그레 장수 아이스크림인 메로나, 캔디바, 비비빅, 쿠앤크, 더위사냥, 붕어싸만코를 모티브로, 티셔츠, 가디건 등 16종에 자수 패치 및 디자인 프린팅을 적용됐다.

빙그레 컬렉션은 사전 판매율이 35%가 넘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으며, 스파오 강남점 기준 빙그레 자수 티셔츠(2위), 빙그레 포켓 티셔츠(3위) 등 판매 Top5안에 들었다.

▲ 세븐일레븐 단독 판매 메로나 수세미
지난 5월에는 휠라코리아와 손을 잡고 ‘FILA X 메로나 컬렉션’을 출시했다. 휠라 코트디럭스(운동화)와 드리프터(슬리퍼) 디자인에 메로나색을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대표 상품인 ‘코트디럭스 메로나’는 초도물량 6천 족이 출시 2주 만에 완판되는 기록을 세웠다.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생활용품으로도 영역을 확장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과 함께 출시한 메로나 모양 수세미는 이미 구하기 힘든 지경이고, 메로나 칫솔은 애경과 손잡고 8월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광고 영상용으로 임시 제작했던 ’마이스트로우 스프레이‘도 정식 선보일 계획이다.

빙그레 관계자는 “생활용품, 화장품, 패션 등 다양한 업종에서 다양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도록 콜라보레이션을 준비 중”이라며 “MD상품을 통해 얻는 로열티 등은 크지 않지만 제품 이미지를 젊게 변화시키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