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제품 에너지등급 깐깐해진다...냉장고·전기밥솥 1등급 비중 '뚝'

2017-08-16     김국헌 기자

산업통상자원부가 가전제품의 에너지효율등급 기준을 잇따라 높이면서 시중에서 판매되는 제품 가운데 1등급 제품의 비중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가전업체들이 에너지효율을 높이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그동안 1, 2등급의 에너지효율등급을 받은 가전제품의 비중이 너무 높아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올해 7월, 내년 4월 두차례 에너지효율등급 기준 상향이 적용되면 1, 2등급의 비중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제품에 새 기준을 적용할 경우 냉장고는 1등급 제품의 비중이 30%대에서 10%대 초반으로 낮아지고, 절반 가까이 1등급을 받았던 전기밥솥은 2%로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산자부는 일반적으로 널리 보급돼 있고 에너지 소비자 많은 가전제품을 대상으로 에너지 사용량에 따라 효율등급을 1~5등급으로 표시하고, 최저소비효율 기준 미달제품에 대해서는 제조 및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산자부는 지난해 TV, 세탁기 등 7개 품목의 에너지효율등급 기준을 상향조정한데 이어 올해 7월 1일 부터는 냉장고, 전기밥솥, 공기청정기, 전기냉온수기 에너지효율등급 기준을 상향조정했다. 내년 4월 1일부터는 에어컨, 냉난방 에어컨도 상향조정될 예정이다.

산자부가 이들 제품에 대한 에너지효율등급 기준을 상향하는 것은 적정수준의 변별력을 확보하고, 제조사의 지속적인 기술개발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1, 2등급이 상대적으로 많아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이 에너지소비효율이 좋은지 구분하기가 쉽지 않았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이 강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보다 정확하게 고효율 제품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산자부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이 강화되면 1, 2등급의 비중이 대폭 낮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산자부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냉장고 1등급은 31%->11%, 전기밥솥은 48%->2%, 공기청정기는 5%->5%, 냉온수기는 17->5%, 에어컨은 28->10%, 냉난방 에어컨은 45%->10%로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2등급 비중도 축소되는데 특히 53%에 달했던 공기청정기 2등급 제품비중이 6% 수준으로 대폭 낮아질 전망이다. 산자부는 위 비중이 지켜질수 있도록 기존 '절대평가'에서 '상대평가'로 조정했으며, 향후 철저히 관리해 나갈 예정이다.

가전업체들도 이러한 정부시책에 적극 발맞추고 있다. 2018년형 신제품을 조기출시하거나 2017년형 모델을 업그레이드하는 등 분주한 모습이다. 10% 안에 들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다보니 에너지효율을 높인 신제품을 조기 출시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도 엿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 7일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김치 냉장고를 출시했다. 제품은 3도어 스탠드형(M7000) 김치냉장고 시리즈 15종과 뚜껑형(M3000) 김치냉장고 시리즈 16종이다. 이들 제품의 특장점은 전기 효율이 기존제품 대비 최대 28%까지 높아져 전기요금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부대우전자는 한달 전력 소비량이 8.7kwh/월 에 불과한 '2018년형 초절전 클라쎄 다목적 김치냉장고'를 선보인다. 전력소비량은 동급제품 대비 최대 40% 낮은 소비전력 수준이다. 대유위니아도 조만간 에너지소비효율을 높인 '딤채' 신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지난해와 올해, 그리고 내년까지 급작스러운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강화로 당분간 '에너지고효율 제품' 트렌드는 가전업계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전기를 덜먹는 가전제품들의 등장이 교체수요를 자극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다만 이렇게 새로 출시된 제품들의 기능, 디자인 등이 기존제품과 차이가 없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 가격 상승만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