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소비자단체⑤] 한국YWCA연합회, 한국 소비자운동의 '원조'

2017-09-26     문지혜 기자
최근 생리대 안전문제가 불거지는 과정에서 한 시민단체가 결정적인 문제제기를 하면서 소비자보호에 앞장 서고 있는 NGO단체의 역할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비자단체의 공신력에 의문을 표하기도 하지만, 소비자를 위한 ‘안전지킴이’로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우리나라에서 소비자보호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단체들의 역사와 활동에 대해 시리즈로 살펴보고자 한다. -편집자 주-

지난 9월8일 명동성당 앞에 위치한 한국YWCA 회관에서는 ‘외식업체 배달앱 서비스 소비자·소상공인 보호제도개선 토론회’가 진행됐다. 전자상거래법에 따라 소비자들이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다른 중개업체와 달리 배달앱은 법의 사각지대에 있어 규제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조사를 주관한 안양YWCA는 이용실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배달앱 서비스의 편의성 강화와 소비자피해 방지, 공정거래질서 확립을 위한 정책을 정부에 제안했다.

▲ 지난 9월8일 한국YWCA 회관에서는 ‘외식업체 배달앱 서비스 소비자·소상공인 보호제도개선 토론회’
한국YWCA는 여성환경 및 시민생활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는 소비자 환경 활동 감시 사업을 꾸준히 진행하고 있다.

부산YWCA가 주관으로 실시하고 있는 ‘여성청결제 안전성 및 성분조사, 여성청결제 소비자 사용 및 인식조사’ 도 결과가 나오면 안전성과 개선사항 등을 모색해 정부에 대책을 제안할 계획이다.

지난해 가습기살균제 사건에서도 한국YWCA는 두각을 드러냈다. 한국YWCA연합회를 비롯한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옥시 판매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옥시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피해를 입은 소비자에 대한 보상과 가해 기업 퇴출, 생활화학물질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국YWCA연합회를 비롯한 소비자단체협의회는 옥시 판매 중단을 촉구하는 시위를 진행했다.
◆ 최초 소비자 상담 기구 ‘서울YWCA 소비자정보센터’

한국YWCA는 우리나라 초기 소비자 운동을 주도한 '원조' 단체다.  YWCA 소비자 운동은 1920년 일제강점기 시절 국산애용운동으로 시작했으며 1964년 서울YWCA 소비자위원회를 구성하면서 본격화됐다.

서울YWCA는 사회문제부에 소비자위원회를 설치하고 최초로 소비자들로부터 피해 고발을 접수받았으며, 1970년 국내 최초 소비자 상담 기구인 서울YWCA 소비자정보센터를 개설했다. 전국 YWCA에서 소비자교육, 캠페인, 연구조사, 상품검사와 모니터링을 주도하며 소비자보호운동을 진행했으며, 1976년 YWCA를 주축으로 연대단체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를 결성해 한국 소비자운동의 지평을 넓혔다.

올해 한국YWCA는 △탈핵생명운동과 성평등운동 집중 △95주년 기념행사와 특별사업 △대선 의제화 활동 △100주년 비전 구체화를 위한 조사연구 등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를 ‘정의운동의 해’로 정한 YWCA는 1922년 설립목적을 오늘에 되새기고 그 정신을 실현하기 위한 활동을 해왔는지 되돌아보는 ‘성찰, 회개, 고백’의 창립 95주년 기념식을 지난  4월에 열기도 했다.

악의적으로 소비자 피해를 일으키는 기업과 제조사의 불법행위를 막고 만약의 경우 소비자들의 피해구제를 위한 ‘소비자 집단소송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을 위한 대책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예정이다.

한국YWCA연합회 이명혜 회장은 “앞으로 한국YWCA는 지속가능하고 생명을 살리는 소비자운동을 멈추지 않고 계속 펼칠 계획”이라며 “소비자의 알권리와 안전한 먹을거리를 위한 GMO완전표시제 운동, 원전 중심의 전기 에너지를 지속가능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탈핵에너지 운동, 소비자집단소송제도와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 등 법제 마련을 위한 운동 등에 적극 나서서 소비자주권을 강화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 한국YWCA연합회 이명혜 회장
여성 소비자 운동을 적극적으로 펼치는 한국YWCA연합회(Young Women’s Christian association of Korea)는 1922년 설립돼 올해 95주년을 맞은 국내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규모가 큰 여성 단체다. 창립 이후 지금까지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여성이 바로서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써왔다. 현재 여성인권운동, 소비자운동, 돌봄운동, 환경운동, 생명평화운동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현재 전국 52개 지역에서 YWCA가 설립돼 10만여 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지역 YWCA 산하 여성인력개발센터, 어린이집, 복지관, 여성폭력방지관련 시설, 청소년시설, 사회적 기업 등 300여 개 부속시설이 있다. YWCA는 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국제여성단체로 한국을 비롯한 120여 개국에서 활동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