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헤나 염색약도 사용 후 부작용 주의해야

2017-10-09     조지윤 기자
‘헤나’를 원료로 한 염색약은 식물성이라 안전하다는 인식이 깊지만 사용 후 가려움증이나 심한 발진 등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울산광역시 남구에 사는 김 모(여)씨는 집에서 셀프염색을 하기 위해 제품을 찾던 중 “천연염색이라 부작용이 없고 모발이 더 건강해진다”는 내용을 인터넷에서 접하고 검정색 헤나 염색약을 대량으로 구입했다.

하지만 염색한지 이틀도 안돼 갑자기 얼굴과 목에 가려운 증상이 시작되더니 붉은 발진도 나타났다.

당시 헤나 염색약 때문일 거라는 생각을 전혀 못한 김 씨는 단순히 다른 화장품 부작용인줄 알고 병원에서 연고만 처방 받아 부작용이 발생한 부위에 발라왔다. 며칠이 지나도 전혀 호전될 기미가 없어 이상하다는 생각만 하다가 시간을 보냈다고.

그렇게 한 달 가량이 지났고 흰머리가 솟아나 다시 이전 구입한 헤나 염색약을 사용해 머리를 물들였다. 그날 밤부터 가려움증 및 발진이 또 심하게 나타나 이 염색약 때문에 부작용이 발생한다는 것을 확신하게 됐다.

▲ 헤나 염색약을 사용한 후 착색이 발생한 모습
병원에 가 진단을 받아보니 실제 염색약 부작용이었고, 이제는 얼굴과 목 전체가 착색이 돼 거울을 보면 외출하기도 두려워졌다며 김 씨는 하소연했다.

헤나(Henna) 나무는 인도, 파키스탄 등지에서 서식하는 열대성 관목 식물이다. 헤나 잎에서 추출한 분말가루를 물이나 아로마오일과 혼합해 문신염료 또는 두피염모제의 원료로 사용하는데, 보통 천연헤나는 적갈색, 녹색 등을 띤다.

천연헤나에서 추출할 수 있는 색상에는 한계가 있다. 잎에 함유된 로소니아 성분에 의해 주로 붉은 색이 도는 갈색으로 모발이 염색된다. 문신을 할 때는 어두운 갈색으로 피부에 물든다.

소비자들의 사례를 보면 헤나 염색약 관련 부작용은 주로 ‘블랙헤나’ 즉, 검정색 헤나 염색약을 사용한 경우에 해당된다.

블랙헤나는 검은 색을 내기 위해 사용하는 염료인 ‘파라페닐렌디아민(P-페닐렌디아민, PPDA)’이라는 화학성분을 천연헤나에 첨가해 만드는데, 이는 농도가 높을수록 강한 피부자극성을 가진다.

물질안전보건자료(MSDS)에 따르면 PPDA는 장기간 피부에 접촉할 경우 천식, 호흡장애를 일으키며 특히 눈에 장기간 접촉 시 시각장애나 실명을 유발할 수도 있다고.

소비자들은 식물성인 '헤나 염색약'이라는 이유로 무조건 부작용이 없을 거라 판단하지만 실제로는 검정색 제품의 경우 천연성분만으로 이뤄진 게 아닌 셈이다.

이 때문에 헤나 염색약을 사용하더라도 반드시 염색 전 패치테스트를 통해 체질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이와 관련 한국소비자원은 “과거에 아무 이상 없이 염색한 경우에도 체질 변화에 따라 알러지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으니 매번 반드시 패치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고 조언한 바 있다.

패치테스트는 ▲ 팔의 안쪽 또는 귀 뒷쪽 머리카락이 난 주변의 피부를 비눗물로 잘 씻고 탈지면으로 가볍게 닦기 ▲ 염모제의 각 제제를 소량 취해 정해진 용법대로 혼합해 세척한 부위에 동전 크기로 바르고 자연건조시킨 후 그대로 48시간 방치 ▲ 테스트액을 바른 후 30분, 48시간 경과 후 2회 도포부위를 관찰하기 등의 순서로 진행하면 된다.

이 때 발진, 발적, 가려움, 수포, 자국 등의 피부 이상이 있는 경우 손으로 만지지 말고 바로 씻어낸 뒤 염모를 하지 않는 게 좋다. 48시간 이전에라도 이 같은 이상이 나타난 경우 테스트를 중지해야 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