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글로벌 철강사로 발돋움 준비...차강판 해외 공급 비중 쑥쑥

2017-10-20     김국헌 기자

현대제철(대표 우유철)이 차강판 글로벌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며 글로벌 철강사로 발돋움할 준비를 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의 글로벌 자동차사들에 대한 차강판 판매량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10만톤 대에서 올해 30~50만톤, 오는 2020년에는 100만톤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전체 차강판 판매에서 차지하는 글로벌 차강판 판매 비중도 지난해 3% 수준에서 올해 10% 내외, 2020년에는 18%까지 상승할 전망이다.


현대제철의 현재 연간 냉연도금재 생산능력은 약 620만톤으로 이 중 약 500만톤이 차강판으로 생산된다. 지금까지 차강판 생산량 대부분은 현대기아차에 공급됐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현대기아차 비중이 줄어들고 글로벌 자동차사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 

현대제철의 글로벌 차강판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은 적극적인 영업의 결과물이다. 약 1년 전부터 글로벌 자동차사들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영업에 나섰고, 그러한 영업강화의 성과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나오고 있다.  

이는 과거와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현대제철은 고 정주영 회장의 숙원대로 '우리가 만드는 자동차에 우리가 만드는 철을 쓴다'는 취지대로 차강판 전문 제철소로써 성장해왔다. 현대기아차가 글로벌 자동차 생산량을 늘리면 현대제철 역시 차강판 생산량을 늘리는 식으로 발을 맞추며 동반성장 해왔다.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생산량 증대를 따라가기도 버거웠던 현대제철은 다른 자동차 사에 차강판을 판매할 여력이 없었다. 불과 3년 전만 하더라도 현대제철은 타 자동차사가 차강판을 공급해 달라고 해도 이를 거절했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에 수요처가 너무 집중돼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판매가 부진해지면 현대제철도 같이 동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현재 현대제철이 글로벌 완성차 납품비중을 높이는 쪽으로 전략을 대폭 바꾼 것은 현대기아차의 자동차 판매 부진이 배경으로 지목된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전 세계에서 825만 대를 판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중국, 미국부진 탓에 700만 대 달성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1~9월 전 세계에서 2016년 같은 기간보다 6% 줄어든 528만 대를 팔았다. 특히 전세계 자동차 시장이 중심지인 미국, 중국시장에서의 부진이 심각한 상황이다.

현대기아차 수요부진에 현대제철이 글로벌 물량을 늘리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는 것인데 이러한 기조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글로벌 차강판 판매량을 2020년까지 현재보다 3배 늘린 100만톤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으로 글로벌 차강판 공급사로써의 위상이 높아질 전망이다.

흥국증권 노현주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의 장점은 안정적인 사업구조지만 업황 턴어라운드 국면에서 이익 탄력도가 떨어지는 단점이 있다"며 "현대제철은 현대기아차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글로벌 완성차 납품 비중을 늘리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비중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