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로이트-CEO스코어 정책포럼' 김경준 원장 “디지털 혁신 필요”
2017-10-17 박관훈 기자
딜로이트 경영연구원의 김경준 원장은 17일 ‘제4회 딜로이트-CEO스코어 정책포럼’에 참석해 디지털 격변시대의 사업모델 혁신전략과 사례를 발표했다. 김 원장은 전통 기업이 디지털 기업이 되기 위해서 “업의 본질을 다시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원장은 기존 산업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재편되는 디지털 시대의 사업 모델은 △인프라 사업자 △플랫폼 조직자 △정보 제공자 △제품 제조자 등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된다고 강조했다. 우리 조직의 현재와 미래의 ‘업을 본질’을 잘 생각해 4가지 유형 중 하나를 먼저 선택하고, 각각의 특성을 빨리 습득해 전략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온라인 유통의 경우 사용자 입장에서는 스마트폰 클릭으로 주문과 결제, 배송확인이 실시간으로 진행되는 간단한 과정이지만 이면에서는 글로벌 인프라의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인프라 사업자들의 주요 고객은 디지털 시대에 대거 출현해 소규모로 글로벌 사업을 전개하는 마이크로글로벌 기업들”이라며 “글로벌 대기업들도 핵심 역량 이외 부분들을 인프라 사업자에게 아웃소싱하는 추세가 확산 중이다”라고 말했다.
아마존,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 플랫폼 조직자는 시장의 광범위하고 다양한 참여자들을 네트워크로 연결하고, 참여자 상호작용으로 가치를 증폭시킨다. 온라인 유통기업으로 시작해 SNS 기업들로 확산된 이후 에어비앤비, 우버 등 부동산, 자동차와 같은 전통적 고정 자산을 연결해 활용도를 높이는 플랫폼이 출현했다.
김경준 원장은 “플랫폼 조직자들은 스타트업 단계에서부터 플랫폼을 전제로 사업 모델을 구상한 점이 공통적인 특징”이라고 말했다.
김 원장은 정보 제공자 기업들로 트립어드바이저, 스티치픽스 등을 꼽았다. 김 원장에 따르면 공급자의 시장도달 범위는 넓어지고, 수요자 선택도 복잡 다양화된 시대에서 정보 제공자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신뢰성 높은 대안을 조언하고, 네트워크 효과로 축적되는 고객정보를 활용해 저렴하고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한 소비자의 총체적 구매 경험을 분석해 새로운 선택도 제안한다. 예를 들어 고객의 식료품 구매와 사용하는 운동기구를 모니터링해 미리 건강 검진을 추천하거나, 생활습관을 바꿔보도록 권고하는 방식이다.
김 원장은 “여행 안내를 대체한 트립어드바이저의 경우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여행지 주변의 명소와 맛집들을 검색 한다”면서 “실시간으로 방문자 후기를 참고하며 여행, 특히 참가자들이 스스로 사진과 경험담을 올리는 방식을 채택, 단기간에 방대하고 정확한 정보를 축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포드자동차의 컨베이어와 맥도날드식 표준화로 상징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 시대에는 전후방 통합이 시대정신으로 20세기 초반에 포드는 타이어 생산원료인 말레이시아 고무농장을 소유했다”면서 “하지만 1980년대 확산된 정보화 혁명으로 가치 사슬의 해체가 진행돼 연구·개발, 생산, 마케팅 등 핵심 분야에 집중하고 나머지 영역은 아웃소싱하는 형태가 확산됐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기본 사업모델을 기반으로 지속적인 진화와 융합을 강조하며 아마존과 넷플릭스의 예를 들었다.
그는 “2002년 출범한 아마존웹서비스는 아마존 전체 매출의 10%로 지난해 영업이익 35억 달러 중 75%를 차지하고, 넷플릭스도 최근 고객 데이터를 활용한 추천 기능을 발전시켜 정보 제공자 사업 모델로 진화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기업들도 제품 제조사에서 다른 모델과 융합, 진화하는 혁신이 필요하다”면서 “디지털 시대는 아날로그 시대의 정적인 안정성이 아니라 움직이는 상황에서 계속 균형을 잡는 자전거 타기와 같은 역동적 안정성 시대”라고 역설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박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