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3분기 순이익 늘었나 줄었나...지주사와 수치 다른 이유는?

2017-11-02     김건우 기자

KB증권의 실적을 두고 투자자들의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KB증권이 발표한 자체 실적과 지주사인 KB금융지주의 실적에 담긴 KB증권의 실적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이는 두 회사의 회계기준이 다르기 때문인데 통합법인이 출범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황이어서 수치상의 차이가 사라지는 데는 시간이 다소 소요될 전망이다.

▲ KB증권 사옥 ⓒ소비자가만드는신문DB

지난 달 26일 발표된 KB금융지주의 실적발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KB증권의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 대비 53.9% 감소한 304억 원에 그쳤다.

통합법인 출범 후 1분기와 2분기 각각 600억 원이 넘는 순이익을 올린 것에 비하면 초라한 성적이다. KB증권은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인한 충당금 이슈가 있었다고 설명한 바 있다.

하지만 같은 날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KB증권의 실적은 전혀 다르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KB증권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1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두 회사가 발표한 KB증권의 순이익은 무려 106억 원이 차이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통합 KB증권이 출범한 뒤 첫 성적표를 받은 올해 1분기부터 지속되고 있다. 1분기 실적발표 당시 KB증권은 공시를 통해 순이익 1천88억 원을 달성했다고 발표했는데 당시 순이익 1천88억 원은 국내 증권사 분기 순이익으로는 3위에 해당하는 호실적이었다.

하지만 같은 날 KB금융지주에서 발표한 KB증권의 1분기 순이익은 이보다 450억 원 적은 638억 원에 머물렀다.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인수하면서 인수·합병에서 인수시점의 인수가와 인수 대상의 순자산 공정가치의 차이를 조정하는 '합병구매가격조정(PPA)'를 실적에 반영한 것이 그 원인이다. KB증권은 이를 실적에 반영하지 않았다.

지난 2분기에는 KB금융지주가 659억 원 흑자로 발표했지만 KB증권은 현대저축은행 매각으로 인한 일시중단사업손실을 반영해 177억 원 순적자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1~2분기를 합산한 상반기 순이익에서도 KB금융지주는 1천297억 원, KB증권은 911억 원 흑자로 발표했다.

발표 주체인 KB금융지주와 KB증권 모두 인수합병 과정에서 인수시점의 가격과 인수 대상의 순자산 가치의 차이를 조정하는 합병구매가격조정(PPA)을 거치는데 이 과정에서 (구) 현대증권의 자산 가치를 산정하는 기준이 달라 비롯된 문제라는 공통된 입장을 냈다.

KB금융 관계자는 "현대증권 인수 당시 현대증권이 보유한 자산에 대해 재평가를 하고 가치를 조정하는 PPA 절차를 거치면서 증권에서 인식하는 자산 가치와 다르게 책정돼 괴리가 생겼다"면서 "지주와 증권에서 각각 실적을 발표할 수 밖에 없지만 향후 조정 작업을 거쳐가면서 괴리는 좁혀질 것"이라고 전했다.

KB증권 관계자는 "2분기 실적에서 유난히 괴리가 심했던 것은 현대저축은행 영업 일시중단으로 인한 손실을 인식하는 시점이 지주와 증권사가 달랐다"면서 "3분기 실적 역시 PPA 영향을 받았다"고 동일한 입장을 밝혔다.

실제로 3분기 들어 양사가 발표한 KB증권의 순이익 격차는 눈에 띄게 크게 줄었다. 1분기에는 450억 원, 2분기에는 무려 836억 원에 달했지만 최근 발표한 3분기에는 106억 원으로 급감했기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PPA 조정은 지난해 통합 미래에셋대우 출범 당시에도 미래에셋증권이 미래에셋대우를 인수하면서 이미 반영된 연결손익과 무형자산에서 발생한 상각비를 계상하는 작업을 거치는 등 특별한 경우는 아니다"면서 "다만 두 실적의 괴리가 심해지면 그만큼 혼란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괴리를 좁히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