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보험 복합점포 확대 허용에 금융권 반응 냉담..."시너지 효과 없어"
보험 복합점포에 대한 규제가 대폭 완화됐지만 정작 시장의 반응은 냉담하다.
대면영업이 발달한 보험업 특성상 복합점포 효과를 누리기 어렵고 은행과 증권사 입장에서도 보험사와 시너지를 낼만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달 29일 금융위원회는 '보험복합점포 시범운영 점검결과 및 향후 개선방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보험 복합점포에서 불완전판매나 꺽기 논란도 제기되지 않아 문호를 넓히게 됐다고 개선안 발표 배경을 밝혔다.
기존 보험 복합점포는 은행과 증권사 복합점포에 보험사의 지점이 입점하는 방식으로 은행지주회사 별로 3개 이내의 보험복합점포만 개설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우리은행(행장 이광구)이나 IBK기업은행(행장 김도진),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 삼성증권(대표 윤용암)등은 보험사와의 복합점포 개설이 불가능했다.
하지만 이번 개선안을 통해 은행지주 뿐만 아니라 모든 은행과 증권사가 보험사와 복합점포를 최대 5개까지 개설할 수 있다. 설립 기준도 기존에는 은행-증권사-보험사 조합만 가능했지만 개선안을 통해 은행-보험사, 보험사-증권사 조합도 가능하게 됐다.
◆ 보험 복합점포 시너지 글쎄? 은행-증권 시너지는 검증
기존 은행지주계열 은행-증권-보험사 복합점포 실적은 미미하다. 올해 6월 말 기준 4개 금융지주사에서 총 10개의 복합점포를 운영하고 있는데 2015년 8월부터 올해 6월까지 10개 점포에서 총 계약건수 1천68건에 초회보험료 수입은 27억2천만 원에 불과했다.
금융위 스스로도 보험 복합점포의 문호를 넓힌 중 하나로 보험상품 모집 실적이 미미했던 점을 꼽았다.
보험업계는 금융위의 조치가 별 다른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에도 은행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영업을 하고 있어 복합점포의 차별성을 느끼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보험사 오프라인 지점에 비해 복합점포 구축 비용이 월등히 많다는 점도 부담스럽다.
복합점포를 내도 보험사의 영역 내에서만 영업이 가능해 새로운 효과도 기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보험사 관계자는 "보험사 점포는 임대료가 저렴한 고층에 자리잡는데 복합점포를 개설하려면 임대료가 비싼 저층에 입주해야해 부담해야할 임대료 격차가 어마어마하다"면서 "보험영업에 필요한 아웃바운드 영업도 불가능하고 별도의 칸막이로 나눠 복합점포에서 영업을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역시 보험사와의 결합을 반기지 않는 분위기다. 보험과는 시너지를 낼 만한 요소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은행과의 복합점포 설립에 더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은행과 증권사의 시너지는 KB금융과 신한금융을 통해 이미 입증됐다.
KB증권(대표 윤경은·전병조)은 KB금융그룹 계열사로 들어온 뒤 KB국민은행(행장 허인)과 공격적으로 복합점포를 개설했다. 소개영업을 개시한 지 석 달만인 지난 3월 말 기준 소개영업액이 1조1천억 원을 기록했고 4월 말 기준으로는 1조5천억 원을 돌파했다. 현재 KB국민은행과 KB증권의 복합점포는 46개에 달하고 있고 올해 말까지 50개까지 늘릴 예정이다.
신한은행(행장 위성호)과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의 복합점포인 '신한 PWM'도 지난 2011년 국내 최초로 은행-증권사 복합점포 형태로 출범한 이래로 은행과 증권사와의 성공적인 결합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무엇보다 금융투자업계는 비대면 채널 강화로 인해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고 인근 지점과 대형점포(메가점포) 형태로 통폐합을 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보험사와의 복합점포 조합은 매력적이지 않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기존처럼 은행과의 결합이면 모를까 보험사와의 복합점포 추가 출점 전략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서 "보험사 입장에서도 은행이나 증권사와의 결합 전략은 수익성 측면에서 반가운 소리는 아닐 것"이라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