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래치 있는 고가 스테인리스 냄비, 불량 vs.사용과실

1년 보관하다 세척 후 확인...업체 "환불 수리 모두 어려워"

2017-12-17     조지윤 기자
스테인리스 냄비의 하자 여부를 두고 업체와 소비자 간 의견차가 불거졌다.

제품에 손상된 흔적이 있어 소비자는 제조과정상 마감처리 불량으로 확신했지만 업체는 사용으로 인한 스크래치 가능성이 있다고 판정했다. 더욱이 ‘물세척’에 대해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간주하는 업체 주장을 소비자는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라북도 군산시에 사는 하 모(남)씨는 신혼부부로 최근 결혼 선물로 휘슬러 냄비세트를 받았다. 지난해 2월 장인어른이 온라인몰에서 80만 원대에 구입해 지난 11월까지 개봉하지 않은 상태로 보관해온 제품.

하 씨가 포장을 풀어 냄비를 세척하던 중 제조상 마감처리 불량으로 보이는 흔적을 발견했다.

이미 구입한지 1년이 지난데다 너무 늦게 제품을 확인한 상황이라 교환·환불은 바라지 않았고 AS를 받고자 휘슬러코리아 고객센터에 문의했다.

그러나 업체는 스크래치의 경우 AS가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이미 구입한지 1년이 지났기 때문에 교환이나 환불 역시 어렵다는 설명이었다. 또한 물세척을 했기 때문에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 씨는 “1, 2만 원짜리도 아닌 80만 원 이상의 제품을 팔면서 직접 사용 전이라도 물이 닿으면 어떠한 AS도 불가능하다니 이해할 수 없다”고 억울해했다.

휘슬러코리아 관계자는 “구매한지 한 달 이내라면 제품 상태를 확인해보고 불량이 맞을 경우 교환이나 환불로 처리한다”며 “이 사례의 경우 아무리 개봉 전이라고 해도 구입한지 1년도 넘은 상황이라 처음 구매했을 때 이미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를 판별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게다가 스테인리스 냄비의 경우 보관 중에도 얼마든지 스크래치가 발생할 상황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아무리 개봉하지 않았다고 해도 무조건 제품 불량으로 판정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물세척이 곧 사용으로 간주되는 상황을 납득할 수 없다는 소비자의 지적에 대해선 “세척 과정에서도 얼마든지 스크래치가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애초 스테인리스 냄비의 경우 연마(돌이나 쇠붙이, 유리 따위의 고체를 갈고 닦아서 표면을 반질반질하게 함) 작업이 불가능해 스크래치에 대해 AS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갈변 현상에 대한 세척 서비스는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지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