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 은행과 복합점포 제휴 전략 지지부진...안 하나, 못 하나?
삼성증권(대표 윤용암)과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의 복합점포 전략이 차질을 빚고 있다. 은행계열 증권사들이 은행과 증권사간 시너지를 기대하며 복합점포를 경쟁적으로 늘리고 있는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계열은행이 없는 약점을 만회하기 위해 삼성증권은 우리은행의 손을 잡았고, 미래에셋대우는 우체국과 제휴해 복합점포 확장에 나섰지만 예상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 2015년 4월부터 우리은행(행장 직무대행 손태승)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은행-증권 복합점포를 개설했다.
현재 전국에 총 7곳의 복합점포가 영업중인데 대부분 우리은행 지점 안에 삼성증권 출장소가 입점한 형태다. 증권계열사가 없는 우리은행과 은행계열사가 없는 삼성증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제휴였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이후 1년 반 넘게 삼성증권-우리은행 복합점포 신규 개점은 감감 무소식이다. 오히려 올해 4월 삼성증권 판교WM이 문을 열면서 우리은행 판교역지점에 입점한 삼성증권 출장소가 삼성증권 판교WM으로 흡수 통합돼 1곳 줄었다.
삼성증권과 우리은행 양사는 현재 추가 복합점포 출점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 과점주주에 속한 한국투자증권(대표 유상호)과 키움증권(대표 권용원)을 의식해 삼성증권과의 복합점포 확장에 소극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핵심지역의 거점점포 중심으로 삼성증권과 복합점포를 개설했으며 은행 전체의 점포전략을 고려해 향후 복합점포 확대 및 조정을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전했다.
올해 우정사업본부(본부장 강성주)와 손잡고 복합점포를 개설한 미래에셋대우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우정사업본부는 지난해 11월 시장공모를 통해 우체국 복합점포 우선협상대상자로 미래에셋대우를 선정해 올해 2월 서울 중앙우체국에 금융복합점포 1호점을 개설했다.
우정사업본부는 전문투자금융상품과 같은 다양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미래에셋대우는 우체국이 보유한 국내 최대 네트워크망을 통한 시너지를 기대했다.
하지만 연내 수도권 지역에 총 4곳의 복합점포를 개설하겠다는 목표와 달리 현재 서울 중앙우체국과 경기도 성남우체국 총 2곳에만 복합점포만 문을 열었다. 그나마 성남우체국 복합점포는 이 달에서야 출점했고 예정됐던 서울 금천우체국과 경기 서안양우체국에는 입점하지 않았다.
작년 말 통합 미래에셋대우가 출범하면서 중복 출점에 대한 우려가 있어 출점이 보류된 것으로 미래에셋대우 측에서는 자사 지점이 위치하지 않은 신도시 지역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로 입점 예정이었던 서울 금천우체국 건너편에는 미래에셋대우 금천WM이, 서안양우체국 근방 3km 이내에는 미래에셋대우 지점 2곳이 위치해있다.
우정사업본부와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하반기부터 추가 출점지역을 물색하고 있는데 현재 내년 개점을 목표로 수도권 신도시 지역 2곳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우정사업본부 관계자는 "서안양과 서울 금천은 인접지역에 미래에셋대우 점포가 이미 개설돼있어 양사 모두 시너지가 어렵다고 판단해 점포 출점계획을 수정했고 현재 수도권 신도시 지역에서 출점 지역을 물색중"이라면서 "우체국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자산관리 컨설팅이나 교차상품 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 역시 "통합 전 미래에셋대우에서 공모에 지원했는데 실제 복합점포 개설은 통합법인 출범 후 시작되면서 (구)미래에셋증권 지점이 인근에 위치한 서안양과 서울 금천지역은 복합점포 출점 대상에서 제외됐다"면서 "현재 수도권 신도시 지역 중 자사 지점이 미개설된 지역을 우선순위로 우정사업본부와 내년 출점을 목표로 준비중이다"라고 답했다.
복합점포 출점이 지지부진한 것과 달리 두 증권사는 초대형점포 출점을 늘리는 방향으로 점포 확장 전략을 꾸리고 있다. 삼성증권의 초대형점포와 미래에셋대우의 IWC가 대표적이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서울 도심 3곳(강남·강북·삼성타운 금융센터)에 초대형 점포를 개설해 각 금융센터에서 PB, 법인 RM, 세무·부동산 전문가와 본사차원의 지원 등 체계·조직적 토탈 자산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올해 상반기 퇴직연금, 기업금융 연계, 개인금융 서비스를 모두 제공하는 복합 멀티 금융솔루션 채널인 IWC를 개설했다. 전국 총 7곳 센터, 430여 명의 임직원이 상주하며 신속한 금융 솔루션을 제공하는 현장 밀착형 복합점포의 역할을 하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