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윤경은·전병조 웃고 윤웅원 울고...KB금융 기존 CEO 유임 대세
2017-12-21 김건우 기자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 비은행 계열사 CEO 후보선정이 완료됐다. 주요 계열사 중에서는 양종희 KB손해보험 사장과 윤경은·전병조 KB증권 사장이 이름을 올렸지만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은 고배를 마셨다.
금융권에서는 계열사 11곳 중 7곳에서 기존 CEO가 후보로 추천된 점에서 안정적인 인사라는 평가다. 20일 KB금융지주 상시지배구조위원회를 통해 후보로 추천된 인물들은 21일부터 이틀간 해당 계열사 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의 최종 심사·추천을 거쳐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 경영성과 탁월 양종희 사장, 통합 첫 해 무난했던 윤경은·전병조 투톱 1년 더
주요 계열사 중에서는 양종희 KB손보 사장이 돋보인다. 양 사장은 KB금융지주 경영관리부와 전략기획부를 거쳐 전략기획담당 상무, 재무·HR·IR 총괄 부사장을 역임한 뒤 지난해 3월 KB손보 대표이사 사장으로 임명된 전략통이다.
올해 3분기까지 KB손보 당기순이익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3천233억 원으로 전년 대비 29.5% 증가했다. 이미 지난해 연간 순이익(3천21억 원)을 넘어섰다.
주요 영업지표에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올해 8월 말 원수보험료 기준 KB손보 시장점유율은 12.39%로 작년 말 대비 0.08%포인트 상승하며 현상유지에 성공했다. 반면 같은 기간 삼성화재(대표 안민수)와 현대해상(대표 이철영·박찬종), DB손해보험(대표 김정남) 등 경쟁사 점유율은 0.1~0.3%포인트씩 떨어졌다.
양 사장 취임 이후 전사적으로 밀어붙였던 사이버마케팅(CM) 채널에서도 올해 8월 말 기준 점유율 9.1%를 기록하며 삼성화재(69.7%)에 이어 업계 2위를 유지했다. 현대해상(8.4%)과 DB손보(7.8%)의 거센 추격을 받고 있지만 삼성화재가 수 년간 잠식한 시장구도에 도전장을 던지고 2위 사업자로서 도약한 점이 높게 평가받았다.
올해 초 통합 KB증권의 초대 사령탑으로 임명된 윤경은·전병조 사장 역시 1년 더 한 배를 타게 됐다.
통합법인의 안정적 정착을 위해 1년 간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유지한 뒤 단독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시장의 예상과는 다른 결과다.
KB증권은 올해 3분기까지 당기순이익 1천32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3.1% 증가했는데 지난 2분기 현대저축은행 영업중단으로 인한 일회성 손실 등이 반영됐음에도 호실적 달성에 성공했다.
역점 사업이었던 종합투자사업자 자격도 획득했고 초대형 IB 핵심업무인 발행어음 업무 인가 역시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각자 대표라는 점이 오히려 두 대표의 연임에 걸림돌이 됐지만 증권 전문가가 수장을 맡아야한다는 점에서 유임이 결정됐다는 분석이다.
다만 각자 대표이사 체제가 조직 차원에서 오래갈 수 없다는 점에서 내년 한 해가 2연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 재무통 윤웅원 사장 업황부진으로 고배, 전략통 이동철 부사장 등판
반면 윤웅원 KB국민카드 사장은 가맹점수수료율 인하 등 어려운 업황과 실적 부진이 발목 잡았다. 윤 사장은 KB국민은행 재무관리본부장과 KB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낸 재무통이다.
윤 사장 취임 이후 KB국민카드는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로 몸을 사린 타사와 달리 잠재고객 확보를 위해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영업비용을 나타내는 '카드비용'이 올해 3분기 4천714억 원으로 신한카드(5천284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다.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여파가 이어졌던 올해에도 점진적으로 늘렸다.
그러나 올해 3분기까지 순이익은 전년 대비 0.6% 감소한 2천389억 원에 머물렀다. 카드업황이 부진하다는 점에서는 선전했지만 마케팅 비용 지출로 인한 순익 감소 영향이 컸다.
KB금융지주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윤 사장의 후임으로 이동철 KB금융지주 전략총괄담당 부사장을 추천했다. 이 부사장은 KB국민은행에서 뉴욕지점장, 경영관리부장을 거쳤고 KB금융지주 전략담당 상무와 KB생명 부사장을 역임했다.
상시지배구조위원회 측은 카드업의 수익 감소를 상쇄할 수 있는 신규사업 진출 및 Digitalization 등 경영환경 변화에 기민하게 대응 가능한 조직·프로세스 정비를 위해 이 부사장을 후보로 선정했다고 배경을 밝혔다.
한편 KB저축은행은 신홍섭 KB국민은행 전무, KB자산운용 대체자산부문은 이현승 현대자산운용 대표이사가 CEO 후보로 추천됐다. 공석이었던 KB생명과 KB데이타시스템 수장에는 허정수 KB국민은행 부행장과 김기헌 KB금융지주 부사장이 후보로 추천됐다. 박지우 KB캐피탈 사장, 김해경 KB신용정보 사장 등은 후보로 재선임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