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딩뱅크 오른 KB국민은행, 해외사업 성적은 낙제...올해 글로벌사업 총력전
지난해 최대 순이익을 내면서 신한은행으로부터 리딩뱅크 자리를 탈환한 KB국민은행이 글로벌 사업 부문에서는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4대 은행 중 해외부문 순이익이 가장 적은데 올해는 글로벌 부문에서 총력전을 펼쳐 명실상부한 리딩뱅크의 위상을 다진다는 각오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우리은행(행장 손태승), 신한은행(행장 위성호), KB국민은행(행장 허인), KEB하나은행(행장 함영주) 등 4대 은행의 글로벌 사업 순이익은 6천255억 원으로 전년 동기에 비해 32% 증가했다.
글로벌 사업 순이익이 가장 높은 곳은 외환은행과 합병한 하나은행으로 2천898억 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1천782억 원)과 우리은행(1천353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리딩뱅크인 KB국민은행의 글로벌 사업 순이익은 222억 원에 그쳐 꼴찌를 차지했다. 특히 다른 은행들과 달리 글로벌 사업 순이익이 17%나 감소했다.
KB국민은행의 해외 지점 수는 12개로 4대 은행 중 가장 적다. KEB하나은행이 140개를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8분의 1에 불과하다. 양과 질에서 경쟁은행에 크게 뒤지고 있는 셈이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1~3분기 당기순이익이 1조8천413억 원을 기록하며 신한은행을 근소한 차로 눌렀다. 4분기 실적도 KB국민은행이 신한은행을 소폭 앞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연간 기준 리딩뱅크로써의 위상을 되찾을 전망이다.
그러나 은행들의 가장 큰 화두 중 하나인 글로벌 부문에서는 실적에서 보듯 4대 은행 중 가장 뒤처져 있는 상태다. KB국민은행은 리딩뱅크로써의 위상을 굳히기 위해 올해 글로벌 사업강화에 총력전을 기울일 예정이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은 신년사에서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을 강조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글로벌 부문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직개편을 완료했다. CIB 그룹 산하에 있던 글로벌사업본부를 분리해 별도 본부로 확장했다. 글로벌사업부, 글로벌추진 부, 국외영업점 업무를 하는 부서들이 글로벌사업본부 소속으로 들어가 의사소통과 사업 결정이 빨라지고,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글로벌전략총괄임원(CGSO)은 지주와 은행겸직을 분리해 은행의 글로벌 사업 역량 강화와 그룹 차원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동시에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그동안 글로벌전략총괄임원이 KB금융지주와 은행 겸직이어서 은행의 독자적인 글로벌 사업추진이 미흡했었는데 이번 겸직 분리로 이를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은행 글로벌 담당 임원이었던 박재홍 전무가 은행 글로벌사업본부장을 맡는다.
KB국민은행은 아시아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기 위한 발판으로 동남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소매 부문 중심의 국가별 맞춤 진출 전략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미얀마, 라오스, 캄보디아는 이미 진출했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외에도 인도시장도 눈여겨 보고 있는데 올해 2분기 중 인도 구르가온 사무소를 지점으로 전환하는 작업이 착착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 부문이 4대 은행 중 가장 뒤처져 있지만, 격차를 빠른 속도로 줄여나갈 계획"이라며 "선진국 시장은 법인이나 투자은행(IB) 위주로, 동남아 시장은 소매, 마이크로파이낸스 등 지역별 강점을 살리는 전략으로 해외 사업에 총력전을 펼칠 방침"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