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탁기 세이프가드, 삼성-LG전자 “미국 공장 가동 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

2018-01-04     유성용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한국산 세탁기 세이프가드(수입제한조치) 공청회에서 “미국 공장이 가동할 때까지 기다려달라”고 호소했다.

지난 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무역대표부(USTR)의 세탁기 세이프가드 조사 공청회에서 존 해링턴 삼성전자 전무는 “삼성전자는 미국에서 판매할 세탁기의 생산기지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뉴베리 지역으로 옮기고 있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저율할당관세(TRQ) 권고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공장 가동이 하룻밤 사이에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내년까지 뉴베리 공장에서 1천명을 추가로 고용하고 연간 100만대의 세탁기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어 “최근 폐점한 미국 유통매장 시어스 사례가 증명하듯, 수입제한조치는 월풀에게만 큰 이득을 줄 뿐 소비자는 선택권을 제한받고 높은 가격으로 세탁기를 살 수밖에 없게 된다”며 “ITC 권고안이 채택될 경우, 삼성전자 미국 공장 직원들은 물론 소비자에 피해가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미국에 진출한 지난 40년간 수십억 달러를 투자했고, 일자리도 2만개 이상 창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공청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세이프가드 발동 여부를 결정하기 전 열리는 마지막 공청회다.

LG전자 역시 공청회 후 내놓은 성명에서 “미국 내 생산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내년까지는 LG전자가 외부에서 생산해서 미국에 판매하게 되는 제품비중이 30%에서 4%까지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ITC 권고안으로 월풀은 불공정한 이득을 얻게 되고 미국 경제와 근로자는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해 말 ITC는 연간 120만 대를 초과해 수입되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에 대해 3년간 TRQ를 부과하는 내용의 권고안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ITC 및 USTR 권고안과 미국의 경제적 이익 등을 고려해 올해 2월 중 최종 조치를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받은 권고안은 미국으로 수입되는 세탁기 120만대 이상 물량과 특정 부품 5만개 이상 물량에 대해 첫해 50%, 2년차 45%, 3년차 40%씩 관세를 부과하는 내용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간 약 300만대의 세탁기를 판매하고 있다. 120만대에 TRQ를 적용하면 미국의 한국산 세탁기 수입 물량이 2016년에 비해 절반 이상 감소하고, 가격도 30% 가까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