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 계열 IT서비스업체 블록체인시장 격돌...삼성SDS·LG CNS 등 기술개발 박차

2018-01-09     유성용 기자
재벌그룹 계열의 IT서비스업체들이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암호(가상)화폐 열풍으로 주목받고 있는 블록체인 시장공략을 서두르고 있다.

삼성SDS(대표 홍원표)와 LG CNS(대표 김영섭), SK(주) C&C(사업대표 안정옥) 등 IT서비스어베들은 떠오르는 블록체인 시장 선점을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곳은 삼성SDS다. 삼성SDS는 지난해 초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Nexledger)’를 삼성카드에 상용화하며 전자문서원본확인, 생체인증 보안강화, 제휴가 자동 로그인 서비스 등을 블록체인으로 구축했다. 지난해 8월에는 삼성SDI의 전자계약시스템에도 적용했다.

현재는 국내 시중은행이 거래 장부를 나눠 보관하는 은행연합회 공동인증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공공분야에서도 서울시와 협력해 시정업무 혁신을 위한 블록체인 기반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SDS는 향후 해운물류 등 물류 업무처리아웃소싱(BPO) 사업으로 블록체인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물류 BPO는 삼성SDS가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분야로 지난해 9월 기준 전체 매출의 44.3% 비중을 차지한다. 5년여 전인 2012년과 비교하면 10.3%에서 크게 높아졌다.

SK C&C는 지난해 3월 금융, 통신,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 적용 가능한 ‘블록체인 모바일 ID인증 서비스(IDaaS, Identity-as- a-service)’를 개발했다. 별도의 가입 또는 ID 통합 절차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바로 활용될 수 있는 실질적인 ‘원 아이디(One ID)’를 가능케 하는 기술이다. 특정 통신사의 디지털 ID를 보유한 고객은 해당 통신사와 제휴를 맺고 있는 쇼핑몰, 금융기관, 영화관, 편의점 등 모든 곳에서 간단한 개별식별 숫자(PIN 코드) 입력만으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해지는 식이다.

지난해 5월에는 국내외 선사들을 위한 ‘블록체인 물류 서비스’도 선보였다. 물류 데이터를 중앙 집중형 서버에 기록·보관하는 기존 방식과 달리 선주·육상 운송업자·화주 등 물류 관계자 모두가 개인간(P2P) 네트워크로 물류 정보를 SK텔레콤의 사물인터넷(IoT) 전용망 ‘로라’ 등으로 전달받아 공유·관리하는 방식이다.

LG CNS는 2015년 국내 최초로 블록체인 기반 비상장 기업의 전자증권을 시험발행하며 기술 확보를 시작했다. 최근에는 보험사 블록체인 컨설팅을 통해 블록체인 적용 가능 업무를 식별하는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국내 블록체인 기술특허 1위 회사 코인플러그와도 제휴관계를 맺었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KB국민은행, 신한은행, KEB하나은행, 우리은행, IBK기업은행 등 시중은행과 글로벌 80여개 금융기관들이 참여하고 있는 컨소시엄 R3와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LG CNS 블록체인 플랫폼’을 출시했다. 금융에 특화된 R3 코다의 적용으로 거래 당사자들만 정보를 공유하는 등 보안성 강화와 거래 합의 시간 단축 효과를 낸다.

이 외에 롯데정보통신도 지난해 7월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을 전문으로 하는 블로코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전담조직을 신설했다. 이를 통해 가상화폐발행, 종합전자계약서비스 등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한편 블록체인은 세계경제포럼(WEF)은 오는 2025년 블록체인 기반 플랫폼이 전 세계 GDP의 약 1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할 정도로 클라우드와 인공지능(AI)에 이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는 블록체인이 IT서비스 업체의 매출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상황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까지 블록체인 시장이 초기 단계라 뚜렷한 성과가 나고 있지는 않다”며 “현재 산업별 서비스 모델 개발에 힘쓰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