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3연임 가능성은?...실적은 OK, 금감원 점검이 복병

2018-01-12     김국헌 기자

▲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
하나금융지주의 회장 선임절차가 착착 진행 중인 가운데 김정태 현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세간의 눈이 쏠리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내부 인사중에서는 김정태 회장을 비롯해 함영주 KEB하나은행장과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 외부인사 중에서는 윤용로 전 외환은행장과 김한조 전 외환은행장 겸 하나금융 부회장, 김종준 전 하나은행장 등이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 중 김정태 회장의 3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김 회장은 지난 2012년부터 하나금융지주 회장을 맡고 있으며, 2015년 3월 연임에 성공했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데 3연임에 도전하고 있다.

김정태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이는 가장 큰 배경은 실적이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해 순이익이 사상최초로 2조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된다. 전년 대비 43%나 급증한 금액이다.

대출성장은 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되나 순이자마진(NIM)이 상대적으로 양호해 순이자이익이 늘었고, 대규모 유가증권 매각 및 비화폐성 외화환산익 발생으로 비이자이익이 양호했다. 포트폴리오 개선(SOHO 등 고수익 자산 증대)과 프라이싱 관리(운용수익률 제고)에 의한 순이자마진 개선, 전반적 자산건전성 개선에 의한 경상적 대손비용 감소 등으로 올해 실적 역시 양호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 2017년은 최근 3개월간 증권사에서 발표한 전망치의 평균값.


이러한 실적 개선을 진두지휘한 것이 김정태 회장이다.

또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조기통합을 이뤄내 자산기준 국내 1위인 KEB하나은행을 성공적으로 출범시킨 성과가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 간 인수합병 협상을 총괄 지휘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5 대한민국 협상대상'을 받기도 했다. 

최근 은행들의 화두인 글로벌부문과 핀테크 등 기술금융에서도 두각을 보이고 있으며, 영업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상황에서 영업의 달인으로 불릴 정도로 영업통인 점도 3연임 가능성을 높여준다는 분석이다.

실제 하나금융지주 내부에서는 김정태 회장의 연임가능성을 높게 보는 분위기가 팽배한 것으로 전해졌다.

◆ 금감원 지배구조 점검과 노조와의 갈등 걸림돌

다만 금감원의 지배구조 점검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이달 주요 금융지주들의 경영권 승계 절차, 회추위 구성·운영 등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다. 검사결과를 보고 금융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흥식 금감원장은 지난달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주 CEO 선임에 대한 여러 잡음이 있어 몇개 지주사들의 경영승계프로그램 점검을 했더니 회장후보 추천에서 회장이 비합리적이고, 불공정하게 추천에 개입하고 있었다"며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도 과도하게 영향을 끼치고 있었고, CEO승계프로그램도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도 지난해 말부터 후계자를 키우지 않고 자체적으로 '셀프연임'하는 금융회사에 대해 강도높은 비판을 하기도 했다.

특정인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는 금융당국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김정태 회장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증폭됐고, 결국 하나금융지주 이사회는 김 회장을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서 제외했다. 

노조와의 갈등도 걸림돌이다. 노조는 회장후보추천위 구성 3주도 안 돼 회장 선출을 마무리 지으려 하고 있다며 외부 반발이 거세지기 전에 김정태 현 회장 3연임을 밀어붙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한 상태다. 노조는 공정하지 못한 절차에 의해 선출되면 차기 하나금융지주 회장으로 인정하지 않고 저지투쟁에 임하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27명의 후보군을 16명으로 압축시킨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15~16일께 16명을 대상으로 인터뷰와 프레젠테이션을 한 뒤 최종 후보군을 서너 명으로 추린다. 22일 심층인터뷰를 거쳐 차기 회장 후보를 결정할 방침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