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지주사 상표권 수익 (주)LG가 1위…수수료율은 (주)CJ가 최고
2018-01-16 유성용 기자
자산 10조 원 이상 대기업 그룹 지주사 중 상표권 수익 규모가 가장 큰 곳은 (주)LG(회장 구본무)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CJ는 수수료율이 가장 높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주)LG의 상표권 수익은 2천45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13% 증가했다. LG 측은 LG전자를 비롯한 주요 계열사들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주)LG의 상표권 수익 중 절반은 LG전자에서 나온다.
(주)LG의 상표권 수익 규모는 자산 10조 원 이상 그룹 지주사 중 가장 크다. 자산 10조 원 이상 31개 그룹 가운데 지주사는 12곳인데 이중 상표권 수익을 공개하는 곳은 7곳이다.
한화(회장 김승연), 두산(회장 박정원), 금호홀딩스(회장 박삼구), 효성(회장 조현준), 영풍(사장 이강인) 등 자체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들은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상표권(로열티) 수익은 그룹 지주사가 계열사로부터 브랜드 사용 명목으로 거둬들이는 수익이다.
이와 관련 지주사가 상표권 수수료를 높게 책정한다면 오너 일가가 지분을 가진 회사로의 일감몰아주기 논란이 발생할 수 있다. 반대로 낮게 받을 경우 자회사 부당지원행위 논란 여지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대기업 그룹 지주사들은 통상 계열사 매출에서 광고선전비 등 상표권 사용과 무관한 부분을 차감한 금액의 0.2~0.4%를 받고 있다.
LG는 0.2%를 받는다. 상표법에따라 지주사는 수수료율을 자체적으로 정할 수 있다.
(주)SK는 같은 기간 1천389억 원으로 상표권 수익 규모가 두 번째로 크다. 전년과 비교하면 9.2% 줄었다.
(주)CJ는 658억 원으로 3위, (주)GS는 575억 원으로 4위였다. CJ는 재계 순위가 15위로 GS(7위)보다 낮지만 지주사의 상표권 수익 규모는 더 컸다. 특히 CJ는 조사 대상 지주사 중 유일하게 상표권 수익이 배당수익(334억 원)보다 많았다.
이어 한진칼(회장 조양호) 206억 원, LS(회장 구자열) 170억 원, 하림홀딩스(회장 김홍국) 28억 원 순이다.
지난해 10월 출범한 롯데지주도 지주 전환 후 계열사와 브랜드 사용료 계약을 맺었다. 상표권 수수료율은 0.15%이며 금액은 연간 2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상표권 수수료율은 (주)CJ가 0.4%로 가장 높았다. 하림홀딩스는 계열사별로 0.3~0.4%, 한진칼 0.3% 등이다. 나머지는 0.2% 비율을 적용하고 있다.
상표권 수익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하림이다. 제일홀딩스와 하림홀딩스 두 지주사의 지난해 3분기까지 상표권 수익은 43억 원으로 56% 늘었다. (주)GS와 (주)LG가 두 자릿수 비율로 증가했고 한진칼과 (주)SK는 각각 20%, 9% 감소했다.
상표권과 임대, 배당수익 등 지주사 주요 매출에서 상표권 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CJ가 63%로 가장 높다. 한진칼과 (주)LG가 41%와 34%로 2, 3위다. 하림그룹 지주사(하림홀딩스+제일홀딩스)는 25%였으며, (주)LS와 (주)SK, (주)GS 등은 10%대 비중을 기록했다.
CJ 관계자는 “그룹별로 또는 영위하는 사업에 다라 상표권 가치에 대한 판단 기준이 달라 단순 비교는 적절하지 않다”면서 “브랜드 관리, 경영자문 등 지주사의 역할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합리적인 선에서 수수료율을 책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는 조만간 상표권 불공정 수취 여부 등 지주사 수익구조 조사를 실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국정감사 등에서 대기업 그룹 지주사들이 상표권을 명목으로 많게는 수천억 원대의 돈을 받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다만 지주사들의 지난해 상표권 수익 비중은 배당수익이 일제히 늘면서 대체로 낮아졌다.
하림은 72%에서 25%로 47%포인트 가량 낮아졌고, 한진칼도 21%포인트 떨어졌다. (주)LS는 7%포인트, (주)SK와 (주)GS는 2%포인트가량 낮아졌다. (주)LG도 1%포인트 떨어졌으며, (주)CJ만 유일하게 2%포인트 상승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