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권봉석 사장, 3년만에 HE사업본부 '환골탈태'...이익률 10% 도전

2018-01-30     유성용 기자

지난 연말 사장으로 승진한 LG전자 권봉석(56) 사장이 홈엔터테인먼트(HE)사업본부를 이끌면서 수익성 개선이라는 확실한 성과를 쌓은 것으로 나타났다.

권 사장은 지난 3년 동안 HE사업본부를 이끄는 동안 수익성 강화 전략을 구사하며 영업이익 규모를 3배 이상 끌어 올렸다. 영업이익률도 2.6%에서 8.4%로 3.2배나 끌어올리며 경영자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LG전자 HE사업본부는 매출 18조6737억 원, 영업이익 1조5667억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권 사장 재임 전인 2014년과 비교하면 매출은 3.6%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18%나 급증했다.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에서 HE사업본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같은 기간 28%에서 64%로 커졌다. 특히 2016년에는 전체 영업이익의 92.5%를 책임지기도 했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TV 시장의 수요 정체가 지속되는 영향이다. 실제 LG전자 HE사업부의 매출은 2011년 23조7590억 원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내리막세에 있다. 이는 삼성전자(대표 김기남‧김현석‧고동진)도 마찬가지다.

사실 권 사장이 HE사업부본부장을 맡은 첫해에는 매출이 19조 원대에서 17조 원대로 떨어졌고 영업이익도 9분의 1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심지어 3분기까지는 적자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2016년과 2017년에는 조 단위 이익을 내며 사업부를 탈태환골 시켰다.

영업이익률도 2015년 0.3%에서 이듬해 7.1%, 지난해 8.4%로 높아졌다.

▲ 권봉석 사장
LG전자 HE사업본부의 수익성 제고는 권봉석 사장의 프리미엄 전략이 주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저가 TV 라인업의 시장점유율을 늘리기보다 20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제품의 시장 지배력을 높이는데 힘썼다.

권 사장은 올레드(OLED) TV의 가격을 내려 보급 확대에 나섰는데 이는 판매 증가, 수익성 확대의 선순환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냈다.

실제 올레드 TV 판매는 2015년 약 31만대였으나, 지난해 100만대로 늘었고 올해는 200만대가 팔릴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관계자는 “과거 TV 사업은 영업이익률이 2~3% 수준이었으나 올레드 TV 및 시그니처 브랜드 출시 후에는 8%로 오르며 수익성이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사실 LG전자의 프리미엄 전략은 조성진 부회장의 핵심 경영전략이다. 중국 가전업체들의 저가 공세와 수요 둔화로 TV 등 주력제품 판매가 힘들어 지는 상황을 프리미엄 가전 경쟁력 강화로 돌파하겠다는 것이다. 권 사장은 LG전자 프리미엄 전략의 첨병역할을 맡고 있는 셈이다.

권 사장은 10여년 전 LG전자 모니터 사업을 세계 1위로 올린 적이 있다. 이후 권 사장은 실행력을 강점으로 인정받으며 초고속 승진 중에 있다. 2008년 초 상무(모니터사업부장)로 임원이 된 후 4년 뒤인 2012년에는 MC상품기획그룹장이 되며 전무로 승진했다.

이어 3년 뒤인 2014년 말 인사에서는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HE사업본부 수장이 됐다. 당시 LG전자 부사장들 중 권 사장은 21명의 부사장들 중 나이가 3번째로 젊었을 정도로 승진이 빨랐다.

2014년에는 (주)LG로 자리를 옮겨 시너지팀장을 맡기도 했다. 권 사장이 시너지팀을 맡은 지 4개월 뒤에는 구본무 LG 회장의 장남인 구광모 상무가 후계수업을 위해 시너지팀 부장으로 배속되며 인연을 맺었다.

한편 향후 권 사장의 목표는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달성이 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권 사장은 정부에서 개최하는 행사에서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만들어보겠다는 속내를 넌지시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HE사업본부는 영업이익률이 9.9%로 이에 근접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