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천리자전거, 마이너스 성장 '위기'...자회사 참좋은여행, 캐시카우로 떠올라
국내 자전거업계를 이끌어온 삼천리자전거가 매출 및 영업이익 감소로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계열사인 참좋은여행이 그나마 캐시카우 노릇을 하며 김석환 대표의 체면을 살려주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전신인 경성정공의 창업주 고 김철호 회장의 손자인 김석환 대표가 19년째 경영을 맡고 있다. 김석환 대표는 삼천리로 자리를 옮기기 전인 1990년 말까지 기아차에서 자금부와 수출담당 임원으로 근무했다.
김석환 대표는 취임 후 종합레포츠회사로 도약하고자 인라인 사업에 진출하고 자전거의 경량화와 신소재 개발에 힘을 쏟았다. 외환위기를 겪으며 공장을 중국으로 이전하기도 했으나 지난 2010년에는 하이브리드 자전거 등 생산을 위해 국내에 공장을 세우기도 했다.
김 대표는 첫 국산 전기자전거를 선보이며 국내 자전거 산업의 부활을 이끌겠다고 자신했다. 이후 이명박 정부의 녹색정책과 맞아 떨어지며 실적이 꾸준하게 확대됐지만 지난해를 기점으로 미세먼지 이슈와 외국 브랜드의 공세 속에 맥을 못추고 있다.
이에 비해 김 대표가 회장으로 맡고 있는 계열사 참좋은여행은 여행업 활황으로 실적이 고공행진 중이다.
1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천리자전거의 지난해 매출은 1111억 원으로 전년보다 22.2%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3억 원에 머물며 90% 이상 쪼그라들었다. 한때 두자릿수를 기록하던 영업이익률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0.27%에 그쳤다.
계열사인 참좋은여행은 매출이 23% 감소한 565억 원에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75% 증가한 149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도 2016년 두자릿수를 달성한 후 지난해 26%를 달성하며 20%대에 진입했다.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9월 여행사업부문과 자전거사업부문간의 물적분할로 매출이 감소했지만 여행사업 호조로 영업이익은 증가했다고 말했다.
참좋은여행은 지난해 9월 참좋은레져에서 여행사업부문을 영위하는 회사로 분할하고 기존 참좋은레져에서 참좋은여행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참좋은레져는 자전거사업 부문을 하는 회사로 분할 설립했다.
회사 관계자는 여행레저 사업과 자전거 사업을 분리해 각각의 사업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주식시장에서도 삼천리자전거와 참좋은여행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삼천리자전거는 지난 13일 1만2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일 대비해서는 0.49% 올랐지만 최근 5년간 최고가 2만8000원대까지 찍은 후 내리막길을 거듭하고 있다.
참좋은여행은 1만29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5년 전 6000원대를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두 배이상 치솟았다.
삼천리자전거 관계자는 "미세먼지 등 환경적인 요인으로 자전거 업계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다"며 "올해는 전기자전거 등 스마트 모빌리티가 인기를 끌고 있어 이부분에 주력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삼천리자전거는 전기자전거를 기존 5차종에서 6차종으로 확대했다. 특히 3월22일부터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는 파워어시스트 구동방식의 제품을 3종으로 확대해 주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전동 킥보드도 새롭게 리뉴얼해 출시하는 등 전기자전거를 포함한 스마트 모빌리티 덕분에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긍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