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상장사 CEO 실적 '희비'...이동우‧김현수‧이홍렬 '웃고' 이원준‧강희태 '울고'

2018-03-14     유성용 기자

롯데그룹 상장사 CEO 가운데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과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 이홍렬 롯데정밀화학 사장이 지난해 외형성장과 내실면에서 고르게 좋은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원준 부회장과 강희태 사장이 이끄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뒷걸음질 쳤다. 이 부회장은 곧 있을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 연임 안건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실적부진이 뼈아픈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그룹 10개 상장사 중 전년도와 실적 비교가 가능한 8개사의 지난해 매출(연결기준)은 45조8572억 원으로 2016년에 비해 6.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4조243억 원으로 6.6% 증가했고, 영업이익률은 7.7%에서 8.8%로 상승했다.

그룹 대표 계열사인 롯데쇼핑의 지난해 매출이 내수 부진과 사드사태 등으로 6조 원가량 줄어든 것이 전체 매출을 끌어내렸다. 롯데쇼핑 측은 영업환경 영향 외에 새로운 회계기준을 조기에 도입해 눈에 보이는 감소폭이 더욱 컸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를 감안해도 롯데백화점은 지난해 순매출이 3조2040억 원으로 5.6% 줄었고, 롯데마트도 6조5770억 원으로 19.8% 감소했다.

백화점도 영업이익이 3960억 원으로 36.1% 줄었다. 경쟁 관계에 있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은 영업이익이 각각 11.1%, 2.7% 증가해 대조를 이뤘다. 롯데마트는 영업적자가 2290억 원으로 적자폭이 2배 이상 커졌다. 중국 롯데마트의 경우 영업정지 지속으로 지난해 2690억 원의 손실을 냈다.

실적 하락 속에서 롯데쇼핑은 오는 23일 열리는 주주총회 안건에 이원준 대표(유통BU장)의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롯데그룹 상장사 중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뒷걸음질 친 곳은 롯데쇼핑이 유일하다.

2011년부터 이재혁 사장이 경영을 맡고 있는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48.5% 급감했다. 영업이익률도 6.5%에서 3.3%로 반토막 났다.

야심차게 준비한 신제품 ‘피츠 수퍼클리어’의 공격적인 판촉 활동으로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면서 영업이익이 줄었다. 매출은 지난해 롯데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CH음료와 충북소주 등 자회사 지분을 지주사에 매각하면서 연결매출이 줄어 제자리걸음했다.

올 초 연임을 확정한 이영호 대표가 이끄는 롯데푸드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17% 줄고, 영업이익률이 0.9%포인트 떨어졌다. 가공유지, 육가공 등 원가가 높아지며 수익성이 떨어졌다. 롯데푸드 측은 지주전환 과정에서 분할합병에 다른 정산 반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B2B(기업간 거래) 사업이 대부분인 탓에 매출은 큰 변동이 없었다.

허수영‧김교현 롯데케미칼 사장은 지난해 우호적인 수급 상황과 업황 호조에 힘입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0%, 15% 증가했다. 다만 원화 강세 및 유가 상승 영향으로 수익성은 소폭 하락했다.

현대정보기술(대표 마용득)은 매출이 6.2% 줄었지만, 원가절감 등 수익성 강화전략으로 영업이익은 42.1% 증가했다.

롯데하이마트와 롯데손해보험, 롯데정밀화학은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이 모두 성장했다.

특히 롯데정밀화학은 염소계열 시황이 개선되며 영업이익이 274.1% 증가했다. 롯데손해보험도 손해율이 하락하며 영업이익이 182.2% 늘었다. 당기순이익도 291억 원에서 719억 원으로 147.5% 증가했다.

올 들어 연임에 성공한 김현수 롯데손해보험 사장은 재선임에 걸 맞는 성적표를 받은 셈이다. 이동우 롯데하이마트 사장과 이홍렬 롯데정밀화학 사장은 견고한 실적으로 임기 마지막 해의 부담을 상대적으로 덜게 됐다.

두 사람 외에도 이재혁 사장과 허수영 사장, 김교현 사장, 마용득 대표 등이 내년 초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