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냉장고 소비자 불만 스탠드형이 90% 차지...이유는?

간접냉각 방식으로 소음 ‧ 신선도 하락 등이 원인

2018-03-16     유성용 기자

김치냉장고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이 '스탠드형'에 집중되고 있어 기술적인 특성의 차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설치 편의성으로 뚜껑형보다 스탠드형 판매가 많은 점도 민원 수를 가르는 요인이 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 3월 14일까지 제보된 김치냉장고 관련 소비자 민원은 167건. 이중 160건이 스탠드형 제품에 대한 불만이다.

주요 불편 사항은 소음과 냉장 불량에 따른 김치 등 저장물의 신선도 저하가 각각 35%씩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AS기사의 무책임한 응대 등 서비스 불량도 4건 중 1건으로 적지 않았다. 뚜껑형 제품은 성에가 낀다는 불만이 주로 제기됐다.

소비자 민원이 스탠드형에 집중되는 것은 김치냉장고 소비 트랜드가 뚜껑형에서 옮겨지고 있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김치냉장고가 처음 출시된 1994년 당시에는 제품이 직접냉각방식을 적용한 뚜껑형이었다.

스탠드형은  2000년대 후반 들어 본격 출시되기 시작했지만 현재는 판매에서 뚜껑형을 앞서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GFK코리아에 따르면 스탠드형 김치냉장고 점유율은 2015년 51%에서 2016년 59%, 2017년 1~8월 61%로 높아지고 있다. 다나와리서치 조사에서도 지난해 1~9월 스탠드형 점유율은 58.8%를 기록했다.

대유위니아 딤채, 삼성전자 김치플러스, LG전자 디오스, 대우전자 클라쎄 등이 주도하고 있는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약 1조 원 정도로 알려져 있다.


잘 팔리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에 대해 소음 저장물의 신선도 저하에 대한 불만이 많은 것은 제품 특성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김치냉장고는 크게 직접냉각과 간접냉각 방식으로 나뉜다. 삼성과 LG전자 등 스탠드형 제품에 적용된 간접냉각방식은 저장실에 차가운 냉기를 순환시킨다. 뚜껑형 제품에 적용된 직접냉각방식은 저장실 자체를 차갑게 냉각시킨다.

간접냉각방식은 냉장고 내의 온도 분포가 균일하고 저장물의 냉각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뚜껑형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성에도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성에 제거를 위해 냉각기에 있는 전기 히터가 주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전기소모량이 많아진다. 뚜껑형에 비해 가격도 비싸다. 소음이 발생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

업계 관계자는 “스탠드형은 뚜껑형에 비해 공간 활용도나 사용편의성은 높지만 도어를 여닫는 과정에서 냉기 유실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단점이 있다”며 “냉장고 내부에 물기를 최소화 하는 게 저장물 보관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업체들은 스탠드형 제품의 단점 보완을 위해 더운 공기 유입을 막고, 냉기 유출을 최소화 해주는 냉기지킴커버를 적용하고 있다.

▲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에서 보관 중이던 김치의 신선도가 떨어졌다는 제보 사진.
▲ 하얀 곰팡이가 김치를 뒤덮고 있는 모습.

실제 소비자고발센터에는 스탠드형 김치냉장고에 보관 중이던 김치에 곰팡이가 피고 물러지는 등 신선도가 떨어졌다는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소비자들은 이 과정에서 업체 측이 저장물의 훼손 원인을 사용자에게 전가하는 등 무책임한 대응에 2차 피해를 입기 일쑤다.

전북 군산시의 오 모(여)씨는 AS기사로부터 “김치가 싱거워서 곰팡이가 폈다”는 황당한 답변을 들었다며 기막해 했다. 경기도 양주시의 김 모(여)씨도 “김치를 잘 못 담가서 물러졌다”는 안내에 불만을 제기했다.

반면 뚜껑형은 과도한 성에 발생으로 인한 민원이 주를 이뤘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