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 대형IB 기준인 자기자본 3조 '초읽기'...10%대 ROE 달성 목표
2018-03-29 김건우 기자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가 최근 7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대형IB(투자은행) 경쟁에 뛰어들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와의 지속적인 협의를 통해 대형IB 기준인 자기자본 3조 원을 조속히 달성하고 상시 자기자본이익률(ROE) 10%를 초과 달성하는 조직으로 성장한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유증을 통해 자기자본 규모가 기존 1조9921억 원에서 2조5416억 원으로 늘며 자기자본 2조 원 벽을 뚫었다. 지난 달 3552억 원 규모의 RCPS를 발행하면서 바짝 쫓아온 키움증권(대표 이현)과의 격차도 벌렸다.
유증을 결정한 지난 23일 하나금융투자 이사회에서도 추가 증자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이날 이사회에서 일부 사외이사들은 이진국 사장에게 추가 증자와 더불어 자기자본 4조 원 이상 초대형 IB로의 도약 가능성에 대해 질의했다. 이 사장은 하나금융지주와의 지속적 논의를 통해 빠른 시일 내 자기자본 3조 원을 돌파한 뒤 수익 다변화, 관계사와의 협업을 통해 상시 ROE 10% 이상의 역동적인 조직을 만들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유상증자 시행 후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이 2조5416억 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시 ROE 10% 달성을 위한 최소 연간 당기순이익 규모는 약 2500억 원 정도다. 분기 실적을 감안하면 최대 3000억 원 수준까지 예상되고 있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 규모(1463억 원)의 두 배가 넘는다.
다만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연간 순이익과 현재 자기자본 확충 규모를 보면 올해는 연 2000억 원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순이익 목표를 잡았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하나금융투자는 이번 자본확충을 통해 영업 경쟁력과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IB와 S&T 영업 강화를 통한 수익 확대를 통한 자본확충을 기대하고 있다.
가장 탄력을 받는 부문은 IB그룹이다. 하나금융은 지난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박승길 당시 KEB하나은행 IB사업단장을 하나금융투자 IB그룹장으로 발령하고 그해 5월에는 KEB하나은행 IB사업단이 하나금융투자 본사 건물로 아예 이전하면서 IB그룹에서의 은행과 증권간 협업 체계가 물리적으로 구축됐다. 지난해 말 임원인사에서는 배기주 전무가 임명돼 현 체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협업 강화로 하나금융투자 IB그룹 순영업수익은 전년 대비 78% 증가한 942억 원을 달성하면서 실적 반등에 성공했고 올해도 두둑해진 자기자본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인력 확충을 포함해 과감한 자기자본 투자에 나설 전망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증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초대형 IB로 가기 위한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증자를 결정했다”면서 “2018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아 효율적 자원 관리, 수익 극대화 및 다변화, 관계사와의 협업을 통해 TOP 증권사로서 성장시켜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