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대리점 쟁탈전에 손보사 지급수수료 '껑충'...메리츠화재·MG손보 40% 넘게 증가
2018-04-02 정우진 기자
지난해 메리츠화재(대표 김용범)와 롯데손해보험(대표 김현수), MG손해보험(대표 김동주) 등 중견 손보사들을 중심으로 대리점 수수료 지급 규모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영업력 확대를 위해 독립법인대리점(GA) 등 현장 판매조직 쟁탈전이 격화된 것에 기인했다는 분석인데, 올해는 삼성화재 등 대형 손보사들도 경쟁에 뛰어들어 대리점 수수료 지급 규모가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 10대 손해보험사의 대리점 수수료는 1조6912억 원으로 집계됐다. 2016년 같은 기간에 비해 7.7% 증가한 금액이다.
지난해 가장 많은 대리점 수수료를 지급한 곳은 현대해상으로 3728억 원을 지출했다. 업계 1위 삼성화재(대표 최영무)는 3414억 원으로 2위에 올랐다.
DB손해보험(대표 김정남)은 3305억 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KB손해보험(대표 양종희)은 2371억 원을 지급했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상위사에 비해 중·소형 손보사의 대리점 수수료 지급률 변동 폭이 더욱 두드려졌다.
삼성화재는 2016년 같은 기간 3565억 원을 지출했는데, 2017년의 경우 이보다 4.2% 감소했다. 현대해상은 6.5%, DB손해보험은 7% 늘었다. 3대 손보사 모두 업계 평균 상승률을 밑돌았다.
반면 중견보험사인 메리츠화재는 2016년 1011억 원에 비해 무려 44.9% 급증한 1464억 원을 지출해 가장 높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MG손보는 41.1%,, 롯데손해보험은 36.3%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영업채널 확대가 절실한 중·소형 보험사들이 최근 독립법인대리점(GA)을 적극 유치하기 위해 영업비 지출을 늘린 것이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
대리점 수수료가 10대 손보사 중 가장 큰 폭으로 급증한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GA에 업계에서 가장 높은 수수료를 지급하며 과당 경쟁을 벌인 의혹으로 금융감독원 등의 예비검사를 받기도 했다. 메리츠화재는 지난해 5월 GA설계사 등에게 판매수수료 이외에 보험가입자 월납보험료의 최대 400% 수준의 추가 수수료를 지급해 논란을 빚었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대리점 수수료 증가는 작년 적극적인 영업으로 대리점이 판매한 보험상품 실적이 늘어난 것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올해도 (증가했던) 지난해와 같은 추세일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는 지난해보다 GA쟁탈전이 격화되며 대리점 수수료 지급규모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중견 손보사들의 경쟁을 방관하던 삼성화재 등이 본격적으로 GA대리점 채널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개인 견해를 전제로 “대형사가 경쟁을 시작한다는 것은 그만큼 중소형사들의 입지가 난감해진다는 말”이라며 “삼성화재 같은 대형사가 뛰어든 만큼 앞으로도 GA 대리점 경쟁이 치열해지며 GA와 보험사간의 갑·을관계가 전도, 더욱 많은 수수료 등을 지출해야 할 수도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정우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