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은행, 전체 임원 중 여성 비중 5%도 안돼...국민은행 16%, 신한은행 0%
국내 4대 은행의 전체 임원 가운데 여성 임원은 5%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KB국민은행(행장 허인)의 여성임원 비중이 두 자릿수를 기롯한 데 비해, 신한은행(행장 위성호)은 여성임원이 단 한 명도 없어 대조를 이뤘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4대은행의 사외이사를 포함한 전체임원 수는 105명으로 집계됐으며, 이 중 여성임원 수는 5명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4대은행 전체 임원 중 여성임원 비중은 4.76%였다.
KB국민은행은 임원 19명 중 여성임원이 3명으로 4대 은행 중 가장 많았다. 권숙교 사외이사, 박순애 사외이사, 박정림 부행장 등이다. 여성임원 비중은 15.79%에 달해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KEB하나은행(함영주)은 임원 31명 중 황덕남 사외이사만 여성임원이고, 우리은행(손태승)은 29명 중 정종숙 상무가 유일한 여성임원이다.
신한은행은 26명의 임원 중 여성이 한 명도 없다.
그나마 4대은행의 5명 여성 임원 중 3명이 비상근직인 사외이사였고, 상근임원은 KB국민은행 박정림 부행장과 우리은행 정종숙 상무 뿐이다.
4대 은행의 여성 직원 수(단시간 근로자 제외)는 3만717명으로 남성 직원(2만9천740명)보다 많지만 여성 직원 평균 근속연수는 남성보다 4~8년 정도 짧다.
4대 은행의 대리·행원급 여성 비율은 46.5~69.3%로 남성과 대등했으나 책임자(차장·과장)급으로 올라가면서 34.8~46.1%로 소폭 감소했다. 부지점장급에선 11.5~21.1%로 급감했고 지점장급에선 채 10%에 미치지 못했고, 임원에서는 4% 미만으로 떨어진다.
회사에서 임원까지 올라가는 여성직원 수는 2명 뿐인 현실을 볼때 여성이 임원까지 올라가기란 사실상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인 셈이다.
국내 은행들이 출산과 육아, 남성 중심의 영업문화 등으로 핵심 직위에서 여성을 배제하고 있는 상황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은 외국계 은행과 차별점을 보인다. 씨티은행, SC제일은행 등 여성임원 비중이 각각 40%, 15%에 달한다.
현재 은행연합회는 금융당국과 시중은행 채용 담당 실무진들과 함께 '채용 모범 규준마련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진행 중이다. 채용시 남자직원 점수를 더 높게 주는 등 문제제기된 부분을 바로잡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미 여성직원이 남성보다 많은데다 모범 규준은 큰 틀에서의 가이드라인만 제시하고 어차피 세세한 사항들은 은행들이 각자 사정에 맞춰 만들기 때문에 여성임원 유리천장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30대 대기업에서도 여성임원 비중은 3%를 넘지 못한다"며 "은행의 유리천장 해소를 위해서는 다양성을 존중하는 외국계 기업 문화를 본받아 성차별을 두지 않고 해당 직무에 가장 적합한 인물을 뽑는 분위기를 잡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국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