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 증권사 효자노릇 톡톡...하나금융투자·신한금융투자, 순이익 비중 '껑충'
보험과 신용카드사의 실적이 부진한 데 비해 증권사들이 올들어 순이익을 크게 늘리면서 금융지주 내에서 핵심 계열사로 부각되고 있다.
증시 호황으로 거래량이 폭증하면서 브로커리지 이익이 크게 늘었고 기업금융(IB)을 비롯한 새로운 수익창출도 성과를 내면서 각 부분의 수익성이 고르게 향상되고 있는 덕분이다.
반면 신용카드사의 경우 가맹점수수료율 인하를 비롯해 금리인하 압박으로 인해, 보험사는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자산운용 수익 감소와 회계기준 변경을 앞둔 신규계약 감소 등으로 입지가 위축되고 있다.
올해 1분기 4대 금융지주의 실적을 살펴본 결과, 농협금융지주(회장 김광수)와 하나금융지주(회장 김정태)는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과 하나금융투자(대표 이진국)가 은행을 제외한 계열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냈다.
신한금융지주(회장 조용병)는 신한카드(대표 임영진), KB금융지주(회장 윤종규)는 KB손해보험(대표 양종희)이 비은행계열사 중 1분기 순이익이 가장 많았다.
금융지주사 4곳 중 2곳에서 증권 계열사가 가장 많은 순이익을 거뒀는데 개별 회사로는 NH투자증권의 순이익이 1281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금융투자(970억 원), KB증권(788억 원), 하나금융투자(419억 원) 순이었다.
특히 신한금융투자(대표 김형진)와 하나금융투자는 전년 대비 순이익이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증권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크게 향상된 이유는 기본적으로 1분기 증시가 사상 최대의 호황을 맞이하면서 연동되는 거래수수료 수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코스닥 활성화 정책을 비롯해 증시 거래량을 증폭시키는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수수료 수익이 전년 대비 50.7% 증가한 1435억 원이었는데 그 중에서도 위탁수수료가 460억 원에서 859억 원으로 86.7% 늘어나면서 전체 수익성 향상에 기여했다. 위탁수수료는 주식거래수수료, 금융상품 판매수수료 등을 포함한 것으로 증권사 수익 중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수익이 급증하면서 신한금융지주 내에서 신한금융투자가 차지하는 순이익 비중도 같은 기간 4.4%에서 10.7%로 6.3% 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이 3배 가까이 늘어난 하나금융투자 역시 증권중개수수료 이익이 262억 원에서 468억 원으로 78.6% 증가하면서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지주 내 하나금융투자 순이익 비중도 2.6%에서 5.7%로 3.1% 포인트 상승했다.
한편 순이익 증가율(23.5%)이 타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았던 KB증권은 올해 1분기 현대상선 실권주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 손실이 발생하고 통합법인이 출범하면서 고정 비용도 늘어나 순이익 증가분에 다소 영향을 미쳤다. 다만 지주 내 순이익 비중은 같은 기간 0.7% 포인트 상승했다.
KB증권 관계자는 "통합법인 출범 이후 직원 수가 늘어나면서 인건비가 늘었고 증시 호황으로 인한 성과급 지급 증가를 비롯해 판관비도 다소 늘었다"고 밝혔다.
반면 카드 계열사들은 순이익이 일제히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수익성 악화가 현실화됐다.
신한카드(-65.4%)와 하나카드(-49%), KB국민카드(-13.9%) 모두 전년 대비 순이익이 줄었는데 신한카드는 지난해 1분기 대손충당금 환입액, 하나카드 역시 채권 판매로 인한 일회성 수익이 당시 발생해 이를 제외하면 순이익은 전년 대비 비슷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보험 계열사 중에서는 지난해 2분기 KB금융 완전 자회사로 편입된 KB손해보험이 순이익 948억 원으로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1위를 차지했고 신한생명(대표 이병찬)도 순이익이 전년 대비 9.7% 증가한 338억 원을 거두며 선전했다. 하지만 농협생명(-27.2%)과 하나생명(-16.2%)은 수익성이 악화됐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