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전영현 사장, 취임 첫해 흑자전환하더니 올해는 사상 최대 실적 전망

2018-06-01     유성용 기자

지난해 취임과 함께 흑자전환을 이뤄낸 전영현 삼성SDI 사장이 올해도 순항을 이어가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SDI는 전 사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영업흑자를 달성하며 2년간 이어오던 적자에서 벗어났다. 올 들어서도 1분기 매출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50%가량 늘리고 영업이익도 1400억 원 가까이 개선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SDI는 올해 4000억 원 가량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사상 최대 실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올 1분기 매출 1조9089억 원 영업이익 720억 원의 실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46.3%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 했다.


삼성SDI는 전 사장 취임 첫해인 지난해 6조3200억 원의 매출과 1170억 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21.5% 늘었고, 영업이익은 -9263억 원에서 흑자를 냈다. 에너지솔루션과 전자재료부문 사업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고르게 성장했다.

지난해 에너지솔루션 부문은 매출이 25.5% 늘고 적자규모는 1조1000억 원에서 1000억 원으로 크게 줄었다. 전자재료부문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3.9%, 27% 증가했다.

삼성SDI는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조기단종 여파 등으로 2016년과 2015년 총 1조2000억 원의 적자를 내며 위기에 몰렸다.

▲ 전영현 삼성SDI 사장
삼성전자에서 D램개발실장, 메모리 전략마케팅팀장 등을 지닌 메모리 전문가인 전 사장이 삼성SDI 구원투수로 등판한 후 역할을 제대로 한 셈이다.

삼성SDI의 실적 턴어라운드에는 품질을 강조한 전 사장의 위기 탈출 리더십이 역할을 했다. 배터리 폭발 사태로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전 사장은 직원과의 소통을 늘리고 품질을 강조했다.

취임 후 최고경영자 직속의 품질보증실을 신설했다. 또 사내 임직원을 모두 모아놓고 ‘1:10:100의 원칙’을 설파했다. 제조 과정에서 하자를 바로잡으면 1의 비용이 들고, 시장에 문제가 있는 제품이 나가면 10의 비용, 문제가 있는 제품이 고객의 손에 들어가면 100의 비용이 든다는 내용이다.

일하는 분위기도 바뀌었다. 부서 간 칸막이가 사라지고 개발, 제조, 영업 등 부서를 막론한 임직원 회의가 수시로 열렸다. 실패에 대한 책임도 어느 한 부서에 떠넘기지 않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한다. 부서 간 협업이 필요한 배터리 생산 프로세스에서 원팀을 위한 소통도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시장 환경이 우호적인면도 있지만 실적 반등에는 조직 분위기가 바뀐 것도 한몫했다”고 말했다.

전 사장의 시야는 실적 반등에 머물지 않는다. 그는 올 초 신년사를 통해 ‘등자(鐙子)론’을 꺼내 들기도 했는데, 기마병과 말을 하나로 묶어 몽골의 세계 제패가 가능했듯이 삼성SDI만의 등자를 준비해 세계시장을 선점하자는 속내다.

등자는 말 안장에 달린 발받침대로 등자의 발명으로 칭기즈칸의 기마병이 말 위에서 활을 안정적으로 솔 수 있게 해 전쟁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우선 삼성SDI의 올해 전망은 좋다. 증권가에서는 삼성SDI가 올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사업 호조로 매출은 8조3000억 원대, 영업이익은 3700억~4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30%, 영업이익은 200% 이상 증가한 규모다.

견고한 실적흐름을 바탕으로 삼성SDI는 새로운 도약을 위한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늘릴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몇 년간 생산설비투자규모가 아주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삼성물산 지분 매각으로 5500억 원의 유동성이 마련돼 투자 재원도 문제가 없다.

한편 코발트, 리튬 등 배터리 원재료값 상승과 중국 정부 지원을 등에 업은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 심화는 해결해야 할 과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