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주차장 없다는 사실, 시공사만 알았다?...한국토지신탁 불리한 정보 '꿀꺽'

2018-06-18     탁지훈 기자
한국토지신탁(대표 차정훈)이 입주예정자에게 아파트 공영시설물과 관련한 정보를 제대로 사전 안내하지 않아 사기분양 의혹에 휩싸였다.

충남 공주에 살고 있는 이 모(여)씨는 지난달 26일 입주예정인 코아루 아파트 사전점검을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현장 점검 과정에서 입주 후 지하주차장을 이용하기 불편한 구조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이 씨. 계약 당시 조건과 달리 이 씨가 입주할 동에만 지하주차장이 없는 상태였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팸플릿을 찾아보니 ‘견본주택 내에서 확인이 곤란한 사항인 공용부분의 시설물(지하주차장, 엘리베이터의 용량 등)은 사업계획승인도서에 준하며 이로 인해 시행자, 시공자에게 이의를 제기 할 수 없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계약서에는 지하주차장 관련 어떤 사항도 기재돼 있지 않았다고.

이 씨는 “시행사, 시공사, 분양사무소 등 어디에서도 105동 지하주차장 미설치 및 엘리베이터와 연결이 안되는 부분에 관해 공지한 사실도 없고 구두설명조차 들은 적이 없다”면서 “팸플릿에 적어 놓은 문구로 사전에 빠져나갈 구멍을 만들어 놓은 게 분명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지하주차장 유무는 아파트 선택에 있어 큰 고려사항 중 하나인데 14개동 중 105동에만 지하주차장이 없다는 걸 알았다면 애초에 계약도 안했을 것”이라면서 “이런 중대한 사항을 사전 입주자에게 아무런 안내도 하지 않았다는 건 분양사기라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05동 입주예정자들이 모여 한국토지신탁에도 적극 항의했지만 제대로 응대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시청으로 아파트 건축허가 문제에 대해 문의한 결과 “주차장이 없으면 문제가 되겠지만 주차장은 있고 처음부터 건축 설계상 문제가 없어 허가했다”고 답변을 받았다고.

이와 관련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는 없다”면서 “그러나 현재 입주예정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기 때문에 시공사인 신태양건설(대표 박근식)에 빠른 시일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찾아달라고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사기분양 의혹과 관련해 업체의 다른 한 관계자는 “문제는 실제 사전 검사 전까지 105동에 지하주차장이 없는 것을 시공사만 알고 있었던 것 같다"면서 "빠른 해결을 위해 지난 4일 시행사(해마루), 시공사, 동대표, 입주자대표 모두 모여 방법을 모색중”이라고 말했다.

팸플릿 문구에 대해 “책임 회피용이 아니고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토지신탁은 경험과 자금이 부족한 토지소유자에게 토지를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고 개발에 필요한 자금, 공사발주, 관린 및 운영 등을 대신해 주는 업무를 주로 하고 있다. 실질적 업무는 전문 시공사와 시행사에게 위탁한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탁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