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피자 'MP그룹', '비정규직 제로화'에 역주행?...비정규직 숫자 정규직 추월
지난해 가맹점에 대한 갑질 논란으로 홍역을 치룬 미스터피자가 정부의 '비정규직 제로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비정규직을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갑질 논란 이후 경영실적이 곤두박질을 치면서 고용의 질도 함께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스터피자와 마노핀 등을 운영하는 MP그룹(대표 김흥연)은 지난해부터 정규직을 크게 줄이고, 비정규직 채용은 늘리면서 전체 직원 가운데 비정규직 숫자가 더 많아졌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MP그룹의 지난 1월 7일 기준 총 직원 496명 중 비정규직 수가 256명으로 전체의 51.6%를 차지했다.
지난 3월 말에는 총 직원 수가 467명 가운데 비정규직이 236명으로 정규직보다 5명이 많았다.
지난 해 상반기만 해도 전체직원 가운데 정규직 비중이 67.8%에 달했지만 불과 6개월 만에 비정규직 비중이 더 높아지며 고용의 질이 크게 악화됐다.
총 직원 수는 10개월 만에 546명에서 467명으로 16.9% 감소했다. 이중 정규직은 370명에서 231명으로 절반 가까이 회사를 나갔다. 같은 기간 비정규직 직원은 176명에서 236명으로 34.1% 늘었다.
MP그룹 관계자는 매장 수가 줄어 수익이 감소하다 보니 직원의 수나 구성에도 변화를 준 것으로 설명했다.
실제로 MP그룹의 주력 사업인 '미스터피자'의 매장 수는 2017년 기준으로 311개다. 2016년(367개)에 비해 56개나 정리했다. 2018년 1분기에는 302개로 집계되며 그 수가 더 줄었다.
국내 최초 수제머핀 카페인 '마노핀' 매장도 2014년 45개, 2015년 52개였으나 2016년 46개에서 2017년 37개로 축소된 상황이다.
MP그룹 관계자는 "새롭게 대표가 오신 만큼 매출 증대를 위한 노력이 전사 차원에서 이뤄지지 않겠느냐"라고 입장을 밝혔다.
MP그룹은 창업주가 '갑질 논란'으로 사퇴하면서 올해 CJ푸드빌 부사장 등을 역임한 김흥연 대표를 영입해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70) 전 MP그룹 회장은 친인척이 운영하는 업체를 통해 가맹점주들이 비싼 가격에 치즈를 구입하도록 하는 이른바 '치즈통행세'를 매겨 빈축을 샀다. 또 미스터피자를 탈퇴한 점주의 매장 인근에 직영매장을 열어 상대점포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에 제품을 판매하게 하는 보복 출점도 논란이 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는 지난 1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정우현 전 회장에게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정 전 회장은 1심 판결에 불복해 같은 달 29일 법원에서 항소장을 제출한 뒤 2심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논란이 됐던 치즈 통행세와 보복영업에 대해서는 무죄 판결을 받았지만, 경영에는 큰 타격을 입으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MP그룹의 지난해 매출은 1452억 원으로 전년 보다 4%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올 1분기 매출은 34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85억 원) 보다 10% 감소했다. 그나마 영업이익은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하며 재기의 가능성을 노리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