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없는 롯데 상암 복합쇼핑몰 또 ‘부결’...5년째 표류 중

2018-06-28     문지혜 기자
지역 상인들의 반대로 5년째 표류 중인 상암 롯데 쇼핑몰 건립이 또다시 미뤄졌다. 서울시는 지난 27일 제9차 도시건축공동위원회(이하 도건위) 심의 결과 롯데쇼핑이 제시한 세부계획안을 부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지역상인들로 구성된 ‘복합쇼핑몰 강행 반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지역상생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것. 또한 인근 DMC역과의 통합개발 등을 반영해 신규안을 재상정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신규 협의안을 바탕으로 재심의에 들어갈 방침이다.

상암 롯데 쇼핑몰은 2015년 7월, 12월 2018년 5월 등 세 차례에 있었던 심의에서도 ‘보류’ 판정을 받았다.

▲ 상암 롯데 복합쇼핑몰 부지. 출처 : 서울시
앞서 롯데쇼핑은 상암동 복합쇼핑몰 건립을 위해 서울시로부터 DMC 인근 3개 필지 2만644㎡를 1900억 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망원시장을 비롯해 인근 지역 상인들의 반발로 인해 5년째 첫 삽을 뜨지 못했다.

이번 심의에서 고려된 내용 역시 ‘상생’이었다. 서울시는 “금번 심의 결정은 지역 상권 보호를 위한 그간 서울시 정책방향에 따른 것으로서 재입안 이후에도 상생협의는 계속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와 롯데쇼핑, 비대위 간의 상생협의는 지난 2015년 ‘상생협력 태스크포스(TF)’가 출범한 이후 3년 동안 12차례에 걸쳐 계속됐다. 지난해 롯데쇼핑이 오피스텔 등 비판매시설을 30%까지 늘리겠다고 한 발 물러서며 협의가 급물살을 타는 듯 했으나 나머지를 ‘합필’해 통합쇼핑몰을 짓겠다고 밝히며 주민들의 반발을 샀다.

비대위 서정래 위원장은 ‘합필’에 대해 “복합쇼핑몰 규모를 키우는 행위는 ‘상생’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제9차 도건위의 부결 판정도 합필 방안과 타운매니지먼트 도입 등의 내용이 반영된 결과다. 서울시 측은 “롯데쇼핑이 제시한 상생방안에 대해 구역내 도로 폐지에 따른 교통처리계획 및 공공성 확보를 위한 공공기여 방안 마련을 향후 계획 수립 방향으로 제시하여 실효성 있는 상생방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롯데쇼핑은 서울시의 의견을 반영해 구체적인 변경안을 재상정할 예정이다. 다만 비대위와의 상생협의는 여전히 답보상태에 머무르고 있어 적지 않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임창수 도서울시 시관리과장은 “향후 도시건축공동위원회 및 지역상생특별전담기구 활동을 통해 지역상권보호와 지역발전을 균형있게 유도함과 동시에 통일시대를 대비할 수 있는 광역적인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며 “금년 하반기 중에는 이 지역에 대한 세부개발계획 방향이 구체적으로 결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문지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