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키지여행서 구매한 라텍스서 라돈 과다 검출..."현지 회사에 얘기해"

2018-07-06     조윤주 기자

# 대전시 서구에 사는 하 모(여)씨는 지난 2017년 하나투어를 통해 중국 장가계로 여행을 다녀왔다. 당시 가이드가 안내했던 라텍스 매장에서 ‘음이온 천연라텍스’ 매트와 베개 총 150만 원 어치를 구매한 이 씨. 최근 음이온 파우더에 라돈이 사용됐다는 사실을 알고 놀라 측정해보니 환경부에서 기준한 4pCi/L의 6배에 달하는 24.1pCi/L의 라돈이 검출됐다. 하나투어를 통해 연결된 현지 매장 측은 택배비 25만 원을 보내면 천연 라텍스로 교환해주겠다고 했지만 이 씨는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그는 "어떻게 믿고 돈을 보내겠느냐"며 "하나투어를 믿고 여행을 다녀왔는데 현지업체 연결 말고는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 수원시 권선구에 사는 최 모(여)씨는 지난 5월 참좋은여행을 통해 중국 장가계를 패키지여행으로 다녀왔다. 여행 중 가이드가 데려간 선물숍에서 라텍스 매트리스와 이불, 베개, 베개커버 등을 샀다.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문제가 된 후 시에서 대여해주는 기기로 라돈을 측정하자 환경부 기준 4pCi/L를 초과한 17~25pCi/L의 결과값이 나왔다. 최 씨는 "참좋은여행사에 문의하자 중국 본사와 얘기하라고 발을 빼더라"며 "중국 본사서는 개인이 한 측정 결과는 인정 못해겠다 하고 여행사도 중재를 해줄 수 없다고 해 답답하다"고 말했다.

▲ 해외 패키지여행서 산 라텍스 침구류의 라돈 수치를 측정하자 기준치(4pCi/L)의 4배 이상이 검출됐다.

음이온 라텍스 제품에서도 라돈이 검출된 가운데 해외 패키지여행서 산 라텍스에 대한 소비자 불안이 증폭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도 최근 한 달간 여행 중 구매한 라텍스의 '라돈 공포'에 대한 소비자 제보가 9건 접수됐다. 각 여행사나 여행불편처리신고센터로도 상당수의 민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직접 구매한 라돈 측정기로 확인한 결과 위험 수치로 나타났는데 환불 등 구체적인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는 원성이 이어졌다. 패키지여행 중 가이드가 안내한 매장서 구매한 제품에 문제가 발생했는데 현지 업체 연결 외에는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해외 관광 중 라텍스는 동남아 특히 태국과 중국 장가계에서 주로 판매됐다.

여행사들은 현지에서 판매한 제품의 성분 분석을 의뢰 중이고 추후 교환 환불 등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나투어는 "지난 6월부터 국내 원자력안전위원회와 같은 현지의 공신력 있는 기관에 제품을 보내 검사를 의뢰하는 중"이며 "문제가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 제조사, 판매처와 함께 협의를 통해 절차나 방법 등 기준을 논의한 후 소비자에게 내용을 전달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현재 순차적으로 검사가 이뤄지고 있으며 태국의 경우 일부 제조사는 현지에서 문제가 없다는 결과가 나와 고객에게 안내가 이뤄졌다고 답했다.

모두투어 역시 기준을 마련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모두투어 관계자는 "현지 공인기관에서 측정한 결과 이상이 없다는 판정을 받았다"면서도 "다만 현지 기관의 조사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고 불안에 떠는 소비자를 구제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 중이고 곧 기준이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좋은여행사는 "라돈 검출 라텍스 제품의 경우 중국에서 판매된 게 대다수"라며 "현지 제조사가 공인 기관에 의뢰해 조사한 결과 라돈과는 무관하다는 결과를 받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제품에 문제가 없기 때문에 교환이나 환불을 원하는 경우 고객 단순 변심이기 때문에 처리가 어렵다는 뜻을 밝혔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조윤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