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절없이 떨어지는 증권주...KTB투자증권 한달 새 24% 폭락

2018-07-04     김건우 기자

올해 상반기 증시 호황으로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던 증권주들이 최근 들어 속절없이 동반 하락하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들의 매도세가 수 개월째 이어지면서 코스피 지수가 하락하고 있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현실화가 된 상황에서 수출경기 둔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최근의 주가 흐름을 저점으로 보고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아야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지만 하반기에도 경기둔화가 예상되면서 추가 하락에 대한 우려도 있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종가 기준 코스피 증권업 지수는 1844.64 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268.97 포인트 떨어졌다. 한달 새 증권업 지수가 12.7% 하락한 것으로 주요 증권주 역시 주가 하락을 피하지 못했다.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대 증권사 중에서 최근 한 달 새 주가가 가장 많이 하락한 증권사는 KTB투자증권(대표 이병철·최석종)이었다. 3일 종가가 3795원으로 한달 새 주가가 무려 24.4%나 하락했다.  최근의 시장 흐름을 감안하더라도 하락폭이 과도하다는 평가다. 

급격한 주가 하락은 일부 증권사가 아닌 업계 전반적인 흐름이지만 KTB투자증권은 올해 초 경영권 분쟁 이후 이병철 현 대표이사 부회장 중심으로 조직을 개편하고 새출발을 하는 상황에서 주가가 맥을 추지 못해 난감한 상황이다.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황웨이청) 역시 3일 종가가 3505원으로 마감하면서 한달 전보다 21.4% 하락했다. 유안타증권은 올해 초 한 때 주가가 5500원을 돌파했지만 연중 상당수가 액면가(5000원)를 하회하는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어 기존 주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 대장주인 키움증권(대표 이현)도 주가 하락의 흐름을 피하지 못했다. 키움증권은 3일 10만3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전월 대비  16.3% 빠졌다.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상승한 셈이지만 일평균 주식거래량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올해 1분기 한 때 13만 원선까지 돌파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하락폭이 상당한 셈이다.

이 외에도 미래에셋대우(대표 최현만·조웅기), 삼성증권(대표 구성훈), 한화투자증권(대표 권희백), 현대차증권(대표 이용배)도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면서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는 주가 부양을 위해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 매입에 나서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NH투자증권(대표 정영채)은 올해 4월 이후 배경주·김정호·심기필·김연수·신동섭 등 임원 5명이 자사주 각 1000주를 매입했고 삼성증권은 지난 5월 24~25일 구성훈 대표를 비롯한 전 임원이 우리사주 배당사고 이후 후속조치로 2000~5000주씩 매입했다.

CEO 중에서는 고원종 DB금융투자 사장이 지난 달 27일 자사주 1만 주를 매입했다고 공시했고 수 년전부터 매월 전 임원진이 자사주를 소량 매입하는 유안타증권 역시 지난달 29일 자사주를 매입했다.

하지만 자사주 매입량이 전체 유통 주식수에 비해 턱 없이 적고 최근 주가 하락폭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주가 부양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4월과 5월에 걸쳐 현재 유통 주식수의 1.5% 수준인 약 800만 주를 매입하고 향후 소각하는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이행하고 있지만 오히려 주가는 최근 52주 신저가 행진을 이어가면서 상반된 모습이다.

한편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최근 과도한 증시하락으로 투자심리가 악화됐지만 올해 상반기 증시 일평균거래대금이 급증한만큼 현재 수준만 유지한다면 증권사들의 안정적 이익 증가가 가능해 저가 매수의 기회라는 분석이 있어 상반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