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 연구개발비 자산화비중 78%...코미팜‧차바이오텍‧씨젠도 50% 넘겨

2018-08-01     유성용 기자

금융당국이 연구개발비 자산화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기업에 대해 감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셀트리온과 코마팜, 차바이오텍, 씨젠, 삼천당제약의 자산화비중이 4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개발투자를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무형자산으로 분류할 경우 해당 기업의 영업이익이 늘어나 수익이 부풀려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이로 인해 금융당국이 연구개발투자 자산화비중이 높은 기업들을 상대로 회계감리를 벌이며 예의주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가총액 5000억 원 이상인 제약‧바이오 기업 15곳의 올 1분기 연구개발비는 총 1366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경상연구개발비 등 판매관리비가 아닌 무형자산으로 회계 처리된 금액은 664억 원이다.

시총 상위권 제약사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화비중은 48.6%에 달한다.

연구개발비 중 일부를 자산화 한 곳은 8개사고, 전부를 비용으로 처리한 곳이 7개사다.

글로벌 기업의 경우 자산화비중은 약 2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1분기 연구개발비의 자산화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셀트리온(대표 기우성)으로 77.6%를 기록했다. 1분기 연구개발기 753억 원 가운데 584억 원을 비용이 아닌, 무형자산으로 처리했다.

셀트리온 측은 자산화비중이 이처럼 높은 데 대한 내용확인 요청에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셀트리온에 이어 코미팜(대표 양용진)이 71.7%로 2위였고 차바이오텍(대표 이영욱‧최종성) 54.9%, 씨젠(대표 천종윤) 49.8%, 삼천당제약(대표 윤대인‧전인석) 44.3% 순이었다.


이밖에 GC녹십자(대표 허은철) 19.5%, 코오롱생명과학(대표 이우석) 3.9%, JW중외제약(대표 전재광‧신영섭) 0.8%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제약(대표 서정수)과 한올바이오파마(대표 박승국‧윤재춘)는 올 들어 연구개발비 전부를 비용으로 처리하며 자산화비중을 0%로 낮췄다.

영진약품(대표 이재준), 케어젠(대표 정용지), 휴온스(대표 엄기안), 에스티팜(대표 김경진), 동국제약(대표 오흥주) 등은 연구개발비 전액을 비용으로 처리해 자산화비중이 0%를 기록했다.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특별감리를 받으면서 연구개발비의 무형자산화 비중이 높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주목을 받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제약‧바이오기업들의 자산화비중과 관련한 블랙리스트까지 나돌 정도다.

올해 1분기가 아닌, 지난해 연간 실적을 기준으로 할 경우 연구개발비의 자산화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코미팜이 96.7%에 달한다. 지난해 연구개발비로 26억 원을 썼는데 이중 25억 원이 무형자산으로 처리됐다.

셀트리온이 74.4%로 뒤이었고 삼천당제약, 씨젠, 차바이오텍이 70% 이상으로 높았다. GS녹십자와 셀트리온제약도 두 자릿수 비율을 기록했다.

2015년과 비교하면 삼천당제약은 자산화비중이 36.2%에서 73.9%로 38%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씨젠도 10%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반면 셀트리온제약은 91.7%에서 15%로 자산화비중이 크게 낮아졌다. 1분기에는 0%가 됐다. 코오롱생명과학과 차이오텍, 한올바이오파마 등도 10%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삼천당제약 관계자는 “연구개발비의 자산화는 기술적 실현가능성, 판매가능성 등 IFRS 기준에 맞춰 산정하고 있다”며 “제네릭과 개량신약 위주로 자산화된 비용이 증가해 비중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글로벌 회사들과 다르게 신약을 개발할 경우 임상 실험에 들어가기 전부터 연구개발비를 무형자산으로 분류하는 경향이 있다”며 “추후 상품화에 실패하게 되면 자산화 했던 금액을 비용으로 처리하게 돼 투자자 입장에서 예기치 못한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R&D 비용의 자산화 비중이 큰 10여개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한 테마감리에 착수했으며 최근에는 일부 회사에 대한 정밀감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