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에어컨 민원 30% 증가...LG전자, 점유율 대비 불만 적어

삼성전자 민원건수 '최다', 캐리어 실제 불만비율 '최고'

2018-08-16     유성용 기자

유례없는 폭염이 한 달 이상 지속되면서 에어컨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 

소비자고발센터(www.goso.co.kr)에 접수된 에어컨 관련 민원 건수는 30% 이상 증가했고, 이 가운데 절반 가량이 고장 및 AS에 대한 내용이었다. 또 배송과 설치 지연, 서비스 불만도 두 자릿수 비율을 기록했다.

제조사별로는 삼성전자(대표 김기남·김현석·고동진)가 46%로 불만 점유율이 가장 높았고 LG전자(부회장 조성진), 캐리어(대표 강성희)가 20% 이상으로 뒤이었다. 하지만 시장점유율과 비교하면 캐리어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소비자고발센터에 따르면 장마 전선이 물러간 지난달 10일부터 이달 9일까지 한 달 동안 접수된 에어컨 관련 소비자불만은 396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304건보다 30.3% 늘었다.

폭염 특보가 한 달 가까이 이어질 정도로 유례 없는 무더위 속에서 에어컨이 필수 가전이 되면서 불만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컨 관련 불만은 고장 및 AS(179건)에 대한 게 가장 컸다. 전체 불만 중 45.2% 비중을 차지했다. 여름을 맞아 본격 사용하려고 하자 고장이 나 있었다거나 새로 산 지 얼마 되지 않아 AS를 불러야 했다는 불만이 주를 이뤘다. 부품 수급 불가와 수리지연 안내 역시 소비자를 들끓게 했다.


고장·AS에 이어서는 허위광고, ‘서비스센터 및 AS기사 갑질’로 표현되는 서비스불만족이 14.6%로 뒤이었다. 늑장 AS에 대한 불만에 목소리를 키운다거나 기다리기 싫으면 취소하라는 등 고자세로 대응해 소비자 불만을 사는 경우다.

에어컨 설치와 관련한 불만 비중도 14.1%로 높았다. 설치 불량과 지연은 기본이고 고장 난 에어컨을 설치하고 그냥 가버리는 황당한 사례도 적지 않았다.

배송과 반품 과정에서 불만을 사는 경우도 12.1%를 차지했다. 배송지연에 대한 불만이 주를 이뤘다. 구입 후 취소 불가 안내를 한다던 지 설치도 안한 에어컨에 대한 취소 위약금을 요구하는 경우도 많았다.

에어컨 냉매가스 충전과 배관 설치 등에 있어서 과다요금을 청구한다는 불만도 9.1%로 적지 않았다.

◆ 시장점유율 대비 '캐리어' 민원 비중 높아

유통사와 중소 업체를 제외한 대형 가전제조사를 기준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불만 점유율이 45.8%로 가장 높았다. 이어 LG전자 24.7%, 캐리어 21.1%, 대유위니아 8.4% 순이다.

삼성전자 에어컨의 경우 ‘콘드(실외기 열교환기)’에 대한 고장 불만이 다수 접수돼 눈길을 끌었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에어컨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삼성전자와 LG전자가 80% 이상을 기록하고 있으며 양사의 비중은 반반씩인 것으로 알려졌다. 캐리어의 점유율은 10% 중반대로 추산된다.

시장점유율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점유율과 비슷한 비율로 민원이 발생한 데 비해, 캐리어는 시장점유율보다 민원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아 실제 불만비율이 제일 높은 편이다. LG전자는 점유율에 비해 소비자 불만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한편 삼성과 LG전자는 여름휴가를 늦춰가며 에어컨 생산라인을 풀가동하고 있다. LG전자는 당초 휴무 예정이던 8월 6~10일에도 창원공장 생산라인을 풀가동했다. 삼성전자는 8월 10~15일 휴무를 위해 평일에 2시간씩 잔업을 추가 편성해 왔다.

올해 국내 에어컨 판매량을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해 250만대를 넘어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과 LG는 지난 7월 에어컨 판매량이 역대 월간 판매량 최대치를 갱신하거나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