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키움증권, 상반기 '5억 이상 보수'에 오너 일가만 들어간 까닭은?

2018-08-28     김건우 기자

공시의무 개정에 따라 올해 반기보고서부터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는 상위 5명의 명단이 공개된 가운데 증권업계에서는 임원이 아닌 과장과 차장, 부장 중에서도 고액 보수를 받는 직원들이 쏟아졌다.

인센티브가 많은 금융투자업계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지만, 대신증권(대표 나재철)과 키움증권(대표 이현)은 오너 일가 외에는 5억 원 이상의 고액 급여를 받은 사람이 전혀 없어 대조를 이뤘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자기자본 기준 상위 20개 증권사 중에서 오너 일가를 제외한 상반기 보수 총액 5억 원 이상인 임직원이 없는 증권사는 대신증권(대표 나재철)과 키움증권(대표 이현) 등 2개사에 불과했다.


대신증권은 오너일가인 이어룡 대신금융그룹 회장과 양홍석 사장이 상반기 보수로 각각 10억500만 원과 5억3000만 원을 가져가면서 오너일가 2명이 5억 원 이상 보수 현황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장은 급여로 7억900만 원과 상여금으로 2억9600만 원, 양 사장은 급여로 4억4300만 원과 상여금으로 8700만 원을 가져갔다. 반면 대표이사인 나재철 사장은 상반기 보수 총액이 5억 원을 넘지 못해 정확한 반기 보수를 알 수 없었다.

키움증권은 최대주주인 다우키움그룹의 김익래 회장이 상반기 보수를 6억1900만 원 가져간 것을 제외하면 반기 보수 5억 원이 넘는 임직원이 없었다. 세부적으로 김 회장은 급여로 약 4억4000만 원, 상여금으로 약 1억8000만 원, 복리후생비용으로 137만7500원을 받았다.

대표이사는 물론, 일부 임원 뿐만 아니라 심지어 차·부장급 직원이 수억 원대 반기 보수를 챙겨가는 경쟁사와는 다른 결과로 공교롭게 오너 일가만 5억 원 이상 높은 반기 보수를 받아갔다는 점에서 성과 보수를 중시하는 업계와는 다른 방향이라는 평가다.


이번 상반기에 5억 원 이상 보수를 받은 임직원들은 대부분 영업성과가 좋은 지점 프라이빗뱅커(PB) 또는 높은 성과를 달성한 투자금융(IB) 본부에 집중됐다. 따라서 대신증권과 키움증권은 이 부문에서 상대적으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키움증권과 대신증권은 상반기 20대 증권사 직원 평균 연봉 순위(반기기준)에서도 4000만 원과 4300만 원을 기록하며 최하위와 19위를 기록했다.

우선 키움증권은 오프라인 비즈니스 없이 여전히 수익의 상당 부분을 온라인 브로커리지에서 가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영업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6월 말 기준 키움증권의 직원 구조에서도 전체 직원 679명 중에서 지원부문 직원이 514명으로 전체 직원의 4분의 3을 차지했는데 지원부문은 비영업부서라는 점에서 막대한 성과급을 받기 어렵다.

반면 대신증권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6월 말 기준 영업점 인력이 756명으로 전체 직원(1454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온·오프라인 비즈니스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에서 경쟁사와 큰 차이는 없다.

특히 대신증권은 지난 2016년부터 전사적으로 자산관리(WM) 영업 강화에 나섰고 지난해부터는 투자금융(IB) 강화도 병행하면서 타사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브로커리지부문 수익 비중이 높고 성과급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오는 WM과 IB 비중이 낮다는 점에서 직원 성과급이 낮을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


올해 2분기 대신증권의 순영업수익 1214억 원 중에서 브로커리지 부문이 596억 원으로 절반 가까이 차지했지만 트레이딩(202억 원), WM(76억 원), IB(61억 원) 등 타 부문의 수익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대신증권이 최근 WM과 IB를 강화하고 있지만 본래 브로커리지 수익 비중이 높았던 증권사라는 점에서 임직원 성과보수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을 수 있다"고 전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