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서슬 시퍼런데도 셀트리온 계열사간 내부거래 규모 올해 더 늘어

2018-09-06     유성용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기업의 계열사간 일감몰아주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셀트리온그룹의 계열사간 내부거래 규모가 올들어 더욱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셀트리온은 최근 지난해 내부거래 실적 발표 후 친인척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논란에 휘말린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대표 기우성)의 개별기준 올 상반기 특수관계인과 거래 규모는 4134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5.9% 증가했다.

이 덕에 셀트리온 전체 매출은 4516억 원으로 전년 보다 15.2% 늘었다. 올 상반기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비중은 전년에 비해 8%포인트 낮아지기는 했지만, 91.5%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10대 그룹의 내부거래비중이 평균 12.8%이고, 내부거래가 많다는 지적을 받는 재벌그룹 계열 SI업체들도 내부거래비중이 50%대임을 감안하면 셀트리온의 일감몰아주기는 심각한 수준이다.


셀트리온의 내부거래액은 대부분 셀트리온헬스케어(대표 김만훈·김형기)로부터 발생한다. 내부거래 매출액의 99%인 4100억 원이 셀트리온헬스케어와의 내부거래다.

셀트리온헬스큐어는 서정진 회장이 35.83% 지분을 보유해 최대주주다. 셀트리온그룹 계열사이기는 하지만 사실상 서 회장 개인회사나 다름없다.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홀딩스의 지배아래 있는 것과 대조된다.

아들인 서진석 대표가 경영을 맡고 있는 셀트리온스킨큐어와의 내부거래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셀트리온은 올 상반기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등의 광고비 지급 위탁계약을 체결하며 57억6000만 원 규모의 내부거래를 하기도 했다.
▲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

셀트리온스킨큐어는 셀트리온과의 내부거래 매출이 2억700만 원으로 전년 8000만 원보다 160% 증가했다. 셀트리온제약도 7% 늘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역시 셀트리온에 국내 판매권을 매각하면서 218억5000만 원의 내부거래 매출을 올렸다. 거래구조 단순화를 통한 국내 판매 효율성 제고를 위한 조치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지난해만 해도 이 회사의 내부거래 매출은 0원이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지정으로 계열사 자료를 공정위에 제출하면서 자회사인 티에스이엔씨와 티에스이엔엠을 누락해 경고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셀트리온 상반기 보고서상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두 회사에 대한 언급은 없다.

티에스이엔엠은 2017년 셀트리온을 통해 73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내부거래비중은 100%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의 제품 생산 비용을 부담하기 위해 해외투자를 받아 만든 회사”라며 “해외매출을 위한 사업구조로 일반적인 내부거래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설명했다.

한편 셀트리온의 지난해 내부거래비중은 99.6%다. 셀트리온홀딩스와 셀트리온화학연구소도 각각 99.8%와 97.3%를 기록했다. 셀트리온그룹 전체 내부거래비중은 53.2%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