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상대로 비싼 통신요금 '덤터기' 주의...피해구제 난망

2018-12-19     이건엄 기자

정보력이 약한 노인을 상대로 고가의 휴대전화와 요금제를 권유해 판매하는 경우가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주지 않고 가입을 유도하는 불완전판매는 불법이지만 현실적으로 피해를 구제받기가 쉽지 않다..

부산시에 거주하고 있는 박 모(여)씨는 82세인 아버지가 최근 휴대전화를 변경하기 위해 통신사 대리점에 방문했다가 피해를 당했다고 호소했다. 

평소 1만3000원대의 요금제를 사용했던 박 씨의 부친은 저렴한 상품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박 씨의 아버지가  혼자 대리점을 방문한 것이 화근이었다. 영업사원의 사탕발림에 넘어가 덜컥 고가의 요금제와 단말기를 선택한 것. 결국 박 씨의 아버지는 기존에 내던 돈의 7배에 달하는 월 8만9000원의 요금을 납부하게 됐다.

박 씨는 “아버지가 제대로 된 사용법을 몰라 비싼 돈을 주고도 활용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아무것도 모르는 노인을 대상으로 속인 거나 다름없기 때문에 판매점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거부했다”고 하소연 했다.

해당 통신사 측은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철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모두를 단속하기엔 어려움이 있다는 입장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속여서 파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영업 행태고 시정해야 되는 게 맞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직원들의 교육에 힘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직접적인 계약관계가 아닌 판매점에서 발생한 일에 대해서 모두 관리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많다”며 “또 영업을 하는 것에 대해 일일이 간섭하는 것도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더욱 문제는 불완전판매를 당하더라도 구제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관련 법률과 통신사 약관에 환불 규정이 버젓이 있지만 이를 활용하기란 하늘에 별 따기 만큼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할부거래법 8조에 따르면 소비자는 계약서를 받거나 재화를 공급받은 7일 이내에 할부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 소비자분쟁해결기준에도 ‘제품에 손상이 없는 경우 7일 이내 교환 또는 환급이 가능하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휴대전화의 경우 개통과 동시에 기기 봉인 라벨이 훼손되고 고유식별번호(IMEI)에 개통 이력이 등재돼 중고 제품으로 전락해버리는 탓에 해당 조항을 적용받기 어렵다.

참여연대 민생팀 김주호 팀장은 “보험 등 금융권에서는 불완전판매 문제가 사회적으로 크게 부각되면서 상품 설명 의무화 등이 비교적 잘 지켜지고 있다”며 “반면 통신상품의 경우 판매점들이 치열한 경쟁상황에 고객 유치에만 집중하면서 설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지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통신 불완전판매와 관련한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경제실천시민연합 윤철한 국장은 “권리적으로 보면 소비자가, 특히 노인의 경우 정확히 인지할 수 있도록 명시적으로 설명하고 올바른 선택을 유도해야 된다”며 “보험처럼 통신에서도 불완전판매 개념을 명확히 규정해 계약철회 또는 변경 절차를 구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형식적인 동의만으로 철회나 변경이 불가능하거나 경제적 불이익을 주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설명 의무를 명확히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이건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