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전자,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 내고도 '수익구조' 고민

2018-11-01     유성용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3분기까지 나란히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고민에 빠져 있다. 

삼성은 반도체에 편중된 이익 구조, LG전자는 스마트폰의 끝없는 고전이 풀어야 할 과제로 더욱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1~9월 매출 184조5000억 원, 영업이익 48조 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6.3%, 영업이익은 24.9% 증가했다. 3분기까지 삼성전자 매출이 180조 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출은 2013년과 지난해 1~9월 170조 원가량을 기록한 적 있다.

영업이익 역시 최대다. 그간 1~9월 최대 규모는 지난해 38조4000억 원이었는데 올해 10조 원 더 늘었다.

LG전자는 3분기까지 매출 45조5694억 원, 영업이익 2조6276억 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은 사상 최대 규모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25% 증가했다.

경영보고서로 나타나는 실적은 견고하지만 삼성과 LG전자는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분위기다.

삼성전자는 그간 외형성장을 주도해왔던 스마트폰사업이 쪼그라들고 이익이 반도체에 편중된 사업구조가 부담이다. 반도체 편중도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올해 실적만 살펴봐도 명확하다.

1~9월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IM부문 매출은 77조3600억 원으로 전체의 41.9% 비중을 차지한다. 지난해와 비교하면 46.8%에서 4.9%포인트 떨어졌다. IM부문 매출규모도 지난해보다 4.7% 작아졌다.

반면 매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35%에서 36.6%로 올랐다. 반도체의 경우 삼성전자 전체 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올 1~9월 77%에 달한다. 지난해 63.1%보다 10%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올해 삼성전자 실적에서 반도체를 제외하면 매출 증가율은 3.7%로 낮아진다. 영업이익은 -22.1%로 마이너스 성장을 한 게 된다.

삼성 관계자는 “AI, 전장 등 신성장 분야에 대응하기 위해 칩셋과 OLED 등 부품 기술력을 높이고 폼팩터 혁신, 5G 사업 경쟁력을 강화해 지속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기반을 갖춰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향후 3년간 인공지능(AI), 5G, 바이오 등 미래 성장사업을 중심으로 180조 원에 달하는 투자를 단행한다.

이와 관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9월 나란히 그룹 연구개발기지인 종합기술원과 LG 사이언스파크를 방문해 미래기술 경쟁력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LG전자의 고민도 작지 않다. 올 1~9월 스마트폰 사업 매출은 6조2718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8%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4678억 원으로 여전히 적자다. 가전으로 벌어들인 돈을 스마트폰이 까먹는 구조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MC사업본부의 적자규모가 지난해보다 500억 원 줄어든 건 그나마 위안거리다.

H&A와 HE 등 가전 부문은 같은 기간 매출이 4.9%, 0.7% 늘었다. 영업이익도 3.5%, 30.9% 증가해 대조를 보였다. MC사업본부는 LG전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8.5%에서 13.8%로 쪼그라들었다.

미래 먹거리로 삼고 있는 VC사업부문은 올해 흑자전환은커녕 적자규모가 649억 원에서 924억 원으로 커졌다. 원가율 상승, 비용 부담 등이 수익구조 개선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의 보호무역주의 강화도 악재다.

LG전자 관계자는 “VC사업본부는 대외 환경변화를 예의주시하면서 신규 프로젝트의 안정적인 공급에 집중할 계획”이라며 “올 상반기 말 기준 34조 원의 수주잔고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 = 유성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