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안타증권 8년 만에 순이익 1000억 원 돌파...과거 결손금 털고 알짜회사 탈바꿈
2019-02-25 김건우 기자
유안타증권(대표 서명석·황웨이청)이 8년 만에 연간 당기순이익 1000억 원을 돌파하면서 명가 재건에 시동을 걸었다.
과거 '동양사태'에 따른 수익성 악화와 신뢰도 하락 등으로 어려운 시간을 보냈지만 대만 유안타그룹으로 주인이 바뀐 후 수 년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면서 알짜 회사로 거듭나고 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유안타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48.1% 증가한 1047억 원을 기록했다. 동양증권 시절이던 지난 2010년 회계연도(1,179억 원) 이후 8년 만에 연간 당기순이익 1000억 원 고지를 넘겼다.
지난해 국내 증권사들이 상반기 증시 호황과 하반기 불황이 엇갈리면서 대부분 전년과 비슷한 실적을 거뒀지만 유안타증권은 전 부문에서 견조한 실적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부문별 실적에서는 기존에도 강점을 보였던 리테일 부문에서의 실적 향상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3분기 말 누적 기준 브로커리지 부문 순영업수익은 2,072억 원으로 전년 대비 33.2% 증가했는데 증시 거래량 증가로 인해 수탁수수료 수익이 같은 기간 1107억 원에서 1523억 원으로 급증하면서 상승세를 이끌었다
그동안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던 IB부문도 순영업수익이 지난해 3분기까지 403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2% 늘었는데 부동산금융과 구조화금융을 중심으로 실적 상승을 이끌어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초 하나금융투자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실 영업상무를 지냈던 강석범 상무를 프로젝트투자본부장으로 영입하고 신명호 전 하나금융투자 IB 본부장을 신임 IB사업부문 대표로 선임하면서 IB부문에 힘을 실어줬다.
또한 IB 사업 다변화를 위해 프로젝트투자본부를 신설하고 대기업 관련 영업강화 및 대체투자를 강화하기 위하여 IB 금융팀도 신설하는 등 IB 전문인력을 대폭 보강했다.
그 결과 지난해 블루버드CC 인수금융 및 양평TPC 프리패키지 부동산담보금융 주선, 한남더힐 부동산 담보금융 주선 등을 통해 수익을 달성했고 국내 최초 '테슬라 상장' 사례인 카페24 IPO에서도 미래에셋대우와 대표 주관을 맡아 수수료와 신주인수권 매각 이익을 거뒀다.
유안타증권 관계자는 "지난해 실적은 사실상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도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 영업이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각 사업부문이 고루 성과를 내며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낼 수 있는 기반을 갖춰가고 있음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경영실적 외에도 그동안 유안타증권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동양사태 이슈도 현재는 대부분 해소된 상황이다.
동양사태는 지난 2013년 동양그룹이 동양시멘트 등 부실 계열사를 지원하기 위해 금융 계열사인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통해 회사채를 발행한 사건으로 투자자 4만여 명에게 총 1조3000억 원 이상의 손실을 안겨다 준 사건이다. 이후 불완전 판매 관련 소송과 분쟁이 이어지면서 유안타증권은 막대한 유·무형 손실이 발생했다.
그러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유안타증권의 금융상품 불완전판매 소송관련 충당부채는 66억 원으로 동양사태 직후였던 2013년 말 934억 원에 비해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금전적 부담에서도 한결 가벼워졌다.
소비자 민원건수도 지난 2016년 176건으로 가장 많았지만 이듬해 55건으로 급감했고 지난해 역시 48건으로 소폭 감소하면서 정상화 과정을 밟아가고 있다.
한편 회복세가 두드러지면서 그동안 경영정상화를 이유로 미뤘던 배당 여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과거 동양사태 당시 발생한 손실로 인해 순자산 감소분 누적금액을 나타내는 결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배당을 할 수 있는 여력이 있지 않았다.
하지만 2015년 이후 흑자기조를 유지하면서 결손금 규모도 큰 폭으로 감소하기 시작했고 지난 2017년 말 기준 결손금은 -25억 원으로 지난해 흑자 규모를 감안하면 결손금 문제는 해소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다만 회계상으로는 결손금 이슈가 해결됐더라도 최대주주인 유안타그룹의 의중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아직까지는 이익 잉여금을 더 쌓을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제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배당 시점을 다소 늦출 가능성도 높다. 배당 여부는 내달 열리는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최종적으로 결정될 예정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김건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