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G손해보험(대표 김동주) 노조가 경영실패를 이유로 김동주 사장의 연임을 반대하면서 노사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노조는 김동주 사장 취임 후 일부 상품의 손해율이 180%에 달할 정도로 상품판매에서 저조한 성적을 거둔데다 대주주로부터 증자를 이끌어내는 데 실패했다며 강도 높은 비판에 나섰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김동주 사장이 적자에서 벗어나 2년 연속 흑자를 거둔데다 주요 지표인 지급여력비율(RBC)도 끌어올리는 등 오히려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고 노조의 비판을 일축했다.
MG노조는 회사 측의 임금인상안을 거부하며 지난달 22일까지 1차 파업을 벌인데 이어 2차 파업까지 끝냈다.
김동진 전국사무금융노조 MG손해보험지부장은 지난달 28일 서울 강남구 새마을금고중앙회 앞에서 열린 노조 결의대회 후 기자와 만나 김동주 사장의 연임이 될 경우 노조는 총력을 다해 파업에 돌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 지난달 28일 새마을금고중앙회앞에서 김동진 전국사무금융노조 MG손해보험지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소비자가 만드는 신문
김 위원장은 "1차 파업 이후 아직까지 노조 투쟁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주지 않은 상태"라며 "회사를 직접 찾아가 대표와 대화를 요구했지만 만나주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노조의 주장에 공식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 임금인상률에서 시작된 갈등, 경영책임론으로
갈등의 발단은 임금인상률이었다. 노조는 현 경영진이 초기 약속한 인상률을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회사가 초기 제시한 5%는 호봉 상승으로 인한 인상률 2%를 제외하면 실제로는 3%에 그친다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대주주가 인상안을 받아들이지 않자 일방적으로 추가안은 불가능하다고 통보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회사는 초기 제시안도 경영사정에 미루어보면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반론한다. 이미 2017년에 5% 가량 인상한 데다가 경영개선안이 금융당국에서 재차 반려된 상황에서 또 다시 대폭 인상은 시기상조라는 것이다.
핑퐁게임이 이어지면서 갈등이 고조됐다. 1차 파업은 지난달 21일까지 였으나 당일 저녁 재협상이 결렬되면서 파업도 22일로 지연됐다. 이후 28일까지 2차파업을 진행한 뒤 회사 정상화를 위해 일시 중단한 상태다. 노조는 임금협상에서 갈등이 시작됐지만 경영진의 태도로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이같은 태도로 미루어 경영진의 거취가 결정되기 전까지 투쟁이 철회되지 않을 공산이 높다.
노조는 현 경영진이 상품 판매 실패를 야기해 경영능력이 없다고 주장한다. 김 대표가 부임 후 출시한 일부 상품의 손해율이 180%를 넘게 기록했다는 것이다. 반면 회사는 새롭게 출시한 수많은 상품 중 한두개에 지나지 않는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만성 적자였던 회사를 2년 연속 흑자로 전환한 점. 보험금 지급능력을 뜻하는 지급여력(RBC)비율도 개선됐기 때문에 경영실패를 단정하기 힘들다. 회사는 2016년 200억 원대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김 대표 부임 이듬해 50억 원, 지난해에는 100억 원이 넘는 흑자를 기록했다. 흑자전환은 MG손보 탄생 이후 처음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영자의 목표는 성과 개선"이라며 "이익규모가 커지고 있는데 경영실패라고 단정하긴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경영환경 악화에도 불구하고 대주주로부터 증자를 이끌어 내지 못했다며 경영진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도 주장한다. MG손보는 초기 금융당국에 경영개선계획을 제출할 당시 대주주의 증자안을 담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계획은 실질적 대주주가 증자안을 부결함에 따라 무산됐고 지금까지 이어지는 상태다.
MG손보의 대주주는 지분 93.93%를 소유한 '자베즈제이호유한회사'지만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자베즈를 통해 MG손보를 이끌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노조는 이는 일시적인 성과이며 회사 재무구조상 증자 없이는 언제든 위기상황이 올 수 있다고 말한다. 김동진 지부장은 "회사에 위험한 채권이 많이 있는데 이는 일이백억 흑자가 난다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거액의 증자가 있어야 개선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노조 "김 대표 연임시 총투쟁" vs 회사 "경영능력 증명됐어"
지난해 실적으로 미루어 재정위기를 겪던 MG손보의 다소 경영현황은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는 흑자폭 확대에 따라 지급여력(RBC)비율도 100%를 넘어섰다고 보고 있다. 다만 100%는 금융당국의 최저기준일뿐 권고 기준인 150%에는 여전히 못 미친다.
문제는 경영성과 개선에 따라 자베즈와 중앙회는 앞으로도 여전히 증자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회사의 경영개선계획이 금융당국에 수차례 반려됐을 때도 증자안은 통과되지 못했다.
현 상황에서 3월 김동주 대표 연임여부가 결정날 이달 주주총회전까지 증자가 결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김 대표는 경영실적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와 내부 문제가 봉합되지 않은 악재 속에서 이사회의 결정을 기다려야 한다.
노조는 "김 대표가 연임된다면 다시 총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고 회사는 "지난 3년 간의 성과가 경영능력을 증명한다"고 맞서고 있다.
한편 MG손해보험은 이달 7일까지 경영개선계획을 금융당국에 추가 제출해야 한다. 이미 개선요구를 받은만큼 이번에 통과되지 않으면 개선명령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 개선명령이 떨어지면 일부 영업정지를 시행해야하는 만큼 정상화의 추가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