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치쇼핑 배송 환불 지연으로 소비자 민원 폭발...'피해다발업체' 불명예

2019-03-06     한태임 기자
오픈마켓 '멸치쇼핑'을 이용한 소비자들의 배송 및 환불 지연에 대한 불만이 수개월째 줄을 잇고 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사는 엄 모(여)씨는 지난 12월 30일 멸치쇼핑에서 핸드백을 주문했다가 두 달간 배송을 기다려야 했다. 엄 씨가 고객센터 측에 빠른 배송이나 환불을 요청했지만 "판매자를 통해 안내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말만 되풀이해 더욱 답답했다고.

충청북도 청주시에 사는 박 모(남)씨도 지난 2월 15일 멸치쇼핑에서 이어폰을 주문했다가 속을 끓여야 했다. 2월 23일까지 배송된다는 말을 믿었지만 제 날짜에 물건이 도착하지 않은 데다 박 씨가 문의글을 남겨도 답변은 커녕 오히려 비밀글로 처리됐기 때문이다.

소비자고발센터에는 지난 2018년부터 2019년 2월까지 1년 2개월 동안 멸치쇼핑 관련 제보가 총 113건 제기됐다. 이 가운데 '배송 지연' 문제가 60건(53%)으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했다. 

배송 지연 기간은 최단 일주일부터 최장 3개월까지 이르렀다. 배송이 지연되는데 판매처와 고객센터의 답변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고 환불까지 어려워 속을 끓이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 최근 소비자고발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피해 제보. 배송 및 환불이 지연되는데 판매처와 고객센터의 답변까지 원활히 이루어지지 않아 속을 끓이고 있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멸치쇼핑의 민원 건수는 매출 규모로 비교해 봐도 다른 경쟁사에 비해 많은 편이다. 

대표 오픈마켓인 G마켓·옥션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의 연 매출 규모는 9518억으로 멸치쇼핑 운영사 리치빔(548억)보다 17배가 많지만,
이베이코리아의 연 민원건수는 1082건으로 리치빔(113건)보다 9배 많은 정도에 그친다.

리치빔의 매출액에는 또 다른 사업부인 '피자나라 치킨공주' 매출까지 포함돼 있어 실제 멸치쇼핑 매출 규모는 이보다 훨씬 적다. 

많은 민원 때문에 멸치쇼핑은 이미 작년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의 '피해다발업체' 리스트에 오른 이력도 있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한달 이상의 배송지연, 청약철회지연, 환급지연 등으로 소비자 민원이 10건 이상 접수된 쇼핑몰을 '피해다발업체'로 선정해 정보를 공개한다.

▲ 멸치쇼핑은 2018년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의 '피해다발업체' 리스트에 올랐다.

그러나 피해다발업체로 선정됐다고 해서 특별한 제재가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어서 결국은 소비자들의 사전 주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 관계자는 "멸치쇼핑은 현재 통신판매업 신고가 돼있는데다 소비자 피해가 접수될 때마다 그때 그때 처리도 이루어지는 편이다보니 별도의 제재를 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피해다발업체'로 분류해 소비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멸치쇼핑 관계자는 "평상시 고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문의나 제보가 들어오면 최선을 다해 조치하고 있다"는 입장을 짧게 전했다.

멸치쇼핑은 프랜차이즈 '피자나라 치킨공주'를 운영하는 (주)리치빔이 2014년 개설한 오픈마켓이다.

[소비자가만드는신문=한태임 기자]